2023년 기록
몸이 다 나으면 나는 포장마차에 혼자 가보려 한다. 그리곤 드라마에서 처럼~
“이모 여기 소주 한 병 주세요”
생각만 해도 조금은 부끄럽고 어색하다. 이렇게 말한 뒤 소주가 오면 병을 앞뒤로 흔들어 팔꿈치로 한번 쿡 때리고 뚜껑을 따 줄테다.
안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오뎅탕을 두고 소주잔과 눈싸움을 시작한다.
내가 지면 소주 한잔 마시고 잔이 지면 나는 어묵탕만 먹고 나와야겠다.
소주를 마신다면 집에 못 갈 것 같으니 연락을 해놓고 마셔야겠다. 탁자에도 데리고 갈 사람 온다고 써 놓고 기절해야 이모도 놀라지 않으시겠지.
나는 술 안 마시고도 한 시간은 이 생각 저 생각하며 앉아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안주를 저녁으로 먹고 책도 읽어도 되겠다. 근데 이 동네에 그런데가 있을지 모르겠다.
내 인생에 두 번째 소주는 회식이 아닌 자리에서 먹고 보고 싶다.
서민들의 땀과 눈물과 웃음이 담겨 있는 쓴잔.
애절한 소주잔.
나는 소주병도 잔도 좋다.
드라마에서도 주인공들이 혼자 포장마차 가는 게 제일 부러웠다.
나도 내 쓰린 속을 쓸어내리러 주저 없이 가봤으면 좋겠다.
나의 고독과 온전히 마주해 봤으면…
난 왜 아픈데 이 밤중에 술이 한잔 생각나는 것일까.
나의 쓸데없는 조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