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고 일어났습니다(23.6.15/목)
어느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의 일기
<우울증_나도 너를 그냥 바라본다>
오늘은 무채색 날이다.
나의 공기는 무겁다. 치솟던 의욕과 열망도 지쳤는지 휴식하러 갔나 보다.
어쩌면 지금의 이 마음이 깨끗한 우울증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덧 붙이고 치장하지 않는 그대로의 모습.
허나 뭔지 모를 엄숙한 포스는 느껴진다.
나는 의욕은 없으나 나를 해할 맘도 없다.
온몸이 무거워 일어설 수 없는지,
일어설 수 있는데 잠식된 상태인지는
알 수 없다.
어젯밤부터 잦아진 거친 호흡이 한 몫하는 듯싶다.
아무 생각도 없고, 의지도 없다.
먹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아무것도 없다.
그렇다고 누워 있는 지금이 편하고 행복한가?
글쎄,
그것도 잘 모르겠다.
감정이가 집을 나간 모양이다.
별이가 자꾸 울며 내 곁에 온다.
뭔가 말하는 듯하여 쓰다듬으니 열이 난다.
보통 때였으면 안고 달렸겠지만, 지금은
물 마시러 갈 기운도 없다.
미안하다.
별이야
하루만 참아라..
오늘은 그냥 그렇게 나를 좀 지켜보고 싶다.
우울증이 무슨 할 말이 있나 싶기도 하고….
이런 날의 나도 기록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