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고 일어났습니다(23.11.8/수)
어느 우울증, 불안장애 환자의 일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습니다. 훨씬 개운하네요. 오랜만에 책 보다 잠들어서 그런가 덜 피곤한 것도 같고요. 기분 탓인가요!
어떤 정신과 의사 샘의 유튜버를 봤는데요. 무기력도 감정이라고 하더라고요. 뇌의 재료가 떨어져서 개인의 의지로 어떻게 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네요.
저는 우울증과 불안장애의 마지막 단계라고 하는데, 무기력 요놈이 아주 조금조금씩만 물러나는 게 느껴집니다. 속도가 얼마나 느리냐면요. 달팽이 숟가락 올라가는 거를 보는 기분이랄까요?
하루를 관찰하면 좋아지는 기미가 눈에 띄지는 않아요. 근데 일주일씩 관찰하면 쬐끔씩 쬐끔씩 상승했구나를 느낍니다.
매달 두 권의 책을 사는데요. 다 읽지 못한 책들이 쌓이고 있어요. 근데 이제 조금씩 글 읽는 횟수도 늘어나고 있고요. 움직이는 횟수도 늘어나는 게 보여요. 달팽이만큼씩이라도 좋아지는 게 확실하긴 합니다.
오늘은 또 병원을 가는 날이에요. 오메 귀찮은 거.
다행히 기온은 영상이긴 하네요. 낮에는 좀 더 오른다고 하니 낮에 가야 것어라.
이주에 한 번씩 병원 가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에요. 갈 때마다 이주동안 있었던 일을 다 야그 해야지요. 감정상태 기억해서 또 다 야그 해야지요. 사실 어제 반찬도 기억이 가물가물 할 때가 많은데요.
그래도 각인된 일들은 조금은 더 기억이 나는 거 같아서 다행이에요. 예를 들면 금요일은 어머니 폴리스거든요. 잊지 않고 있지요. 애기 일이니 잘 다녀와야 하니깐요. 근데 세탁기 빨래는 까먹고 안 널어서 하루씩 묵힐 때가 태반이지요.
사는 게 그래요.
다 잘하는 날도 없고, 다 못하는 날도 없고요. 그라면 어때요. 살고 있으면 된 거죠.
적어도 현재 진행형이잖아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