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지 않는 척, 그게 가장 고단했습니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얻은 1%씩의 자유

by 라고머 리지

오랫동안 저는 '쿨한 사람'이고 싶었습니다. 무언가에 아등바등 매달리는 모습 대신, 어떤 일이든 크게 힘들이지 않고 해내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나 봅니다.


자기 주장이 강하고 타인에게 쉽게 휘둘리지 않는다고 자부해 왔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자부심의 밑바닥에는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에 대한 지독한 의식이 깔려 있었습니다.


과거의 저는 온라인에서 좀처럼 댓글을 달지 않았습니다. 속으로는 '나를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굳이 내 생각을 드러낼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와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 침묵은 고고함이 아니라 두려움이었습니다. 나의 생각이 누군가에게 평가받고, 그 평가가 내 기대와 다를까 봐 미리 쳐둔 방어막이었습니다.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척하면서도, 제 눈은 끊임없이 남의 인생을 훔쳐보고 있었습니다.


컨디션이 바닥을 치는 날이면 SNS 속 타인들의 일상은 유독 눈부셨습니다. 온종일 일에 치이고 돌아와 육아와 집안일에 치이는 나의 현실을, 필터 섞인 그들의 일상과 비교하다 보면 마음은 한없이 가라앉곤 했습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느라, 정작 내 삶의 주도권은 갈 길을 잃고 있었습니다.




변화는 '비교의 대상'을 바꾸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일을 멈추고, 대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나란히 세워 보기 시작했습니다. 타인의 시선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오늘 내가 내딛는 한 걸음은 오로지 나의 영역이니까요.



거창한 목표는 세우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오늘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했습니다.

딱 1%만 나아지자는 마음으로 하루를 채웠습니다.

러닝을 하고, 식단을 챙기고, 나만의 원고를 쓰는 일들 말입니다.



매일의 변화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미미했습니다. 어제와 오늘이 똑같아 보여 조바심이 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나고, 6개월이 지나자 결과는 몸과 마음으로 증명되었습니다.


거창한 목표를 이루는 것보다 중요한 건, 매일 1%를 위해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정직한 과정이었습니다.


이 태도의 변화는 예상치 못한 순간에도 저를 지탱해 주었습니다. 작년 갑작스러운 퇴사라는 상황을 맞이했을 때도 예전처럼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시간을 제가 진정으로 원하던 일을 준비하는 기회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불안이 머물던 자리에 '오늘도 할 수 있는 일을 해냈다'는 감각이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지금 저는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볼지 고민하느라 낭비했던 에너지를, 오로지 나의 성장을 위해 씁니다. 애쓰지 않는 척하느라 고단했던 가면을 벗고, 기꺼이 나만의 트랙 위에서 달리고 있습니다.



오늘도 1%의 성장을 선택합니다. 타인의 인정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제 심장 박동 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힘차게 들리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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