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삶을 움직이게 하는 ‘실행하는 독서'에 대하여
2020년 초, 15년 차 직장인이었던 저는 지독한 무기력의 늪에 빠져 있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재앙처럼 느껴졌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나간 사무실 책상 앞에서는 영혼 없는 껍데기처럼 앉아 있었죠. 그때의 저를 채웠던 것은 '적당함'이라는 요령과 '어떻게든 버티기'라는 체념뿐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고생했으니 좀 쉬어도 돼", "너를 더 사랑해 줘". 저 역시 그런 따뜻한 위로가 담긴 책들을 탐독하며 침대 속에서 안도감을 찾으려 애썼습니다.
하지만 달콤한 위로는 잠깐일 뿐, 책장을 덮고 나면 다시 찾아오는 공허함은 전보다 더 깊고 어두웠습니다. 위로는 저를 잠시 다독여 주었지만, 정작 늪에서 저를 끌어올려 주지는 못했습니다.
"기분이 들 때까지 기다리지 마라. 당신의 기분은 당신의 행동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 일단 몸을 움직여라."
이 문장은 마치 벼락처럼 제 뇌리에 박혔습니다. 저는 늘 '마음이 준비되어야', '기분이 좋아져야' 비로소 움직일 수 있다고 믿어왔던 '게으른 완벽주의자'였음을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책은 제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정말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요.
그날 이후, 저는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움직이는 독서'를 시작했습니다. 거창한 변화가 아니었습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10분간 책을 읽고, 뻣뻣한 몸을 늘리며 스트레칭을 하고, 운동화 끈을 묶고 밖으로 나가는 아주 사소한 루틴이었습니다. 기분이 좋든 나쁘든,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상관없이 그저 '행동'했습니다.
놀라운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루틴을 통해 심신의 건강을 되찾자, 무기력에 잠식되었던 제 안의 열정이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습니다. 그 단단해진 힘으로 저는 이후 5년이라는 시간을 회사에서 더 버텨냈을 뿐만 아니라,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일하며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15년의 커리어가 끝날 줄 알았던 2020년의 위기는, 루틴이라는 엔진을 장착한 덕분에 21년이라는 마침표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25년 7월, 저는 마침내 정들었던 조직을 떠났습니다. (아름다운 결말은 아니었습니다만...)
21년의 긴 여정을 마치고 마주한 '백수'라는 낯선 신분 앞에서도 저는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6년 전 몸에 새겨둔 루틴이 저를 견고하게 지탱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매일 아침의 달리기와 명상, 그리고 실행으로 이어지는 독서는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웠고, 그 힘은 '미인코어(Me in Core)'라는 나만의 브랜드를 론칭하겠다는 결단과 실행으로 이어졌습니다.
제게 독서란 단순히 지식을 깨닫는 과정이 아닙니다.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이 '행동'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아무리 좋은 구절을 밑줄 쳐 두어도, 그것이 내 손발을 움직이게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죽은 지식에 불과합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께 건네는 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정신이 번쩍 드는 '찬물 세수'가 되길 바랍니다.
책장을 덮고 나서 가장 먼저 무엇을 할지 고민해 보세요. 그리고 기분과 상관없이, 그냥 움직이십시오.
그 작은 움직임이 모여 당신의 역사를 만들고,
훗날 당신을 지탱할 가장 강력한 '코어'가 될 것입니다.
21년의 직장 생활을 거쳐 이제는 매일의 루틴으로 내면을 채우며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습니다. 나를 살린 것은 백 권의 위로보다 한 줄의 실행이었습니다. 여러분의 잠든 코어를 깨우는 뜨거운 기록들, 매주 목요일 이곳에서 진심을 다해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