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해코지해도
해탈의 경지에 도달한 것처럼
인자한 스님의 미소로
그저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당신을 보면
우와 대단하다 싶다가도,
저거 좀 가식 아냐?
사소한 말 몇 마디에
얼굴을 붉혔다 폈다 하는 나도
그다지 나쁘지 않은걸
우주와 만물의 이치를
다 깨달은 듯
모든 일에 서툰 나에게
늘 똑부러지는 조언을
쏟아붓는 널 보면
그동안 나는 뭐했나 싶다가도,
네가 뭔데?
세상을 안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라며
오만을 경계하는 내가
더 지혜로울지도 몰라
다른 사람 모습이 부러워서
따라하려다가도
결국에 나 자신이 변하지 않는 건
내가 의지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지금 내 모습도
꽤 괜찮기 때문이야
사람들은 이게 멋진 거다
이게 좋은 거다
자기들 마음대로 정하지만
난 내가 제일 멋져
난 내가 제일 좋은 사람 같아
그래서 나는 안 변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