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얼마나 귀여운지도 모른 채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을 한 여자애를 보면
어떻게든 차지해야겠다는 생각보단
순진한 소녀를 속이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먼저 해
조용한 숨결
소심한 몸짓
그리고 신경 쓰는 눈치
빠짐 없이 애틋해서 전부 갖고 싶지만
혹시 까만 마음이
서로 모르는 새
하얀 속살을
새까맣게 태울까봐 겁이 나
가끔은 다가오는 손길을 피하고
거리를 둬서 어색해지기도 해
꽃 향기와 멀어지는 건 너무 슬프지만
시들게 하는 것보다 차라리 나아
연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부모도 아니지만
누구도 더럽히지 못하게 늘 아름답게 남아줘
이상하게 봐도 괜찮아 그저 이대로 남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