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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ggie Nov 15. 2016

알바를 시작했다

난생 처음. 돈을 벌기 위해 알바를 시작했다. 백화점에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 프리버싱, 버싱, 폴리싱 등을 배웠다. 지난 주말 두 번 일했고, 오늘까지 나가면 세 번 일한 게 된다. 슬슬 어떻게 하는지 감은 잡힌다. 문제는 아직 내 멘탈이나 몸이 노동에 맞춰져 있지 않다는 것. 해본 거라곤, 앉아서 공부하기, 혹은 침대에 누워서 고민하기. 젠장. 가끔씩 집에서도 설거지하거나 청소 간단히 하긴 했어도 조금씩만 하고 또 금방 방에 들어가 핸드폰 붙들러 갈 뿐이었던 나.


내가 일하는 레스토랑은 테이블이 한 60개쯤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쉴 틈 없이 그릇을 치우고, 식탁을 닦고, 설거지반에 그릇을 가져다 주어야 한다. 그게 아니면 주방에서 계속 그릇을 닦거나. 쉴 틈이 없다. 하루 여섯 시간씩 주 5일 근무를 하기로 했는데, 지금은 힘들지만 차차 수월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손님들도 같이 일하는 동료들도 다 친절해서 다행인 것 같다. 문제는 내가 얼마나 알바 생활에 적응을 잘 하느냐일 텐데, 약간 걱정이 된다. 당분간은 일단 시킨 일 성실하고 묵묵히 해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있다. 한 달 넘어가면 서서히 여유가 생길지도(?).


그냥 아직도 어리둥절하다. 고등학교, 대학교 다닌 것처럼 그저 발걸음이 향하니까 알바에 가는 느낌이다. 당분간은 이런저런 생각 안 하고 일단 알바를 계속 다녀보고 싶다. 내 인생에서 어쩌면 가장 극적인 변화니까. 일을 못해서 쫓겨나지 않는 한 오래 일해서 나에게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으면 좋겠다. 학교다니는 것보다는 그래도 뭔가 기대되는 게 많은 거같기는 하다. 내가 딱히 관심없는 '학업' 혹은 '취직'이 아닌, '인생'을 향한 발걸음을 떼는 기분이랄까.


앞으로는 한번도 해보지 못한 것들을 겪게 되는 일도 많겠지... 연애라든가, 돈이라든가, 여러 경험들... 솔직히 설렘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서 내가 거부하고 회피했던 여러가지 행복한 경험들... 가슴 속에 그 거부감이 뿌리박혀서 나중에 좋은 기회가 찾아왔을 때 숱하게 놓칠 거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뭐, 어쩔 수 없다. 시간이 해결해 줄 테지... 다만 그래도 너무 오래걸리지는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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