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보샤와 새우 토스트

중국, 그 어딘가

by 나예

최근 들어 매스컴에 노출되면서 급작스럽게 유명해진 음식, 멘보샤. 튀긴 음식이 맛없기도 쉽지 않지만 그 중에서도 멘보샤의 인기는 독보적이다. 빵도 맛있고 새우도 맛있는데 그걸 튀기기까지 했으니! 이건 맛없을 수 없는 조합임이 분명하다.


멘보샤는 간단히 ‘중국식 새우 토스트’로 불린다. 한자로 面包虾(MianBao Xia/멘보샤)에서 面包는 빵을, 虾는 새우를 뜻하는데 이런 저런 소문이 분분한 음식이기도 하다. 화교들이 한국에 들어와서 개발한 음식이라는 썰, 한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중식당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만 정작 중국 본토에는 없다는 썰, 중국 본토에 없다고 잘못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있다는 썰, 있기는 하나 그건 빵가루를 입힌 새우 튀김일 뿐 토스트는 아니라는 썰 등..


하지만 중국 그 넓은 땅 덩어리에,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새우 토스트를 만들어 먹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을까? 없을 가능성보다는 있을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 중국 그 어딘가에는 분명 우리가 좋아하는 멘보샤와 흡사한 새우 토스트가 있을 것이다. 끝 없는 우주 어딘가에 외계 생명체가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이 넓은 세상 어딘가에는 나와 꼭 맞는 반쪽이 있을 것이라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와중에 중국에 새우 토스트가 따위가 없을리 없다. 메뉴판이 가게 벽을 빼곡히 채우고, 한 상 가득 다양한 요리를 차려놓고 즐기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나라에서 그럴리가 없지 않은가. 아직 내가 발견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런건 없다며 나의 세계를 단정짓는 일은 어찌나 안타까운가. 그러니까 중국 어딘가에는 새우 토스트가 있다. 분명히 있다. 외계 생명체도 나의 반쪽도 어딘가에는 반드시 있다.

벽 한쪽을 가득 채운 북경 한 식당의 메뉴판
이렇게 음식이 많은데 새우 토스트가 없을리 없다.


멘보샤는 간단해보이면서도 빵의 반죽과 새우 반죽이 익는 온도가 다르기 때문에 온도 조절이 꽤나 까다로운 음식이다. 이건 물론 정석대로 만들 때 이야기. 나는 일요일 아침에 에어 프라이어로 뚝딱 만들어 버렸다. 빵도 맛있고 새우도 맛있는데 그걸 튀기기까지 했으니 당연히 나쁘지 않은 맛. 새카맣게 태우는 일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건 실패할래야 할 수가 없다.


도리어 어려운 점은 음료의 선정. 토스트는 커피와 어울리지만 새우는 커피와 어울리기 쉽지 않다. 그렇지만 멘보샤는 '토스트 새우'가 아니라 '새우 토스트'이기 때문인지 커피와 아주 잘 어울렸다. 어차피 나는 커피 없는 아침은 상상할 수도 없는 커피 인간. 덕분에 흠 잡을 데 없는 일요일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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