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롱은 왜 비싼가

프랑스, 파리

by 나예

시장 경제의 논리에 따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 가격은 비싸진다. 반대로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은 내려간다. 하지만 마카롱의 세계에서만큼은 이 원칙이 통하지 않는 것 같다. 몇 년 전에 비해 마카롱은 분명 더 흔해졌지만 가격에는 그닥 변동이 없다. 아니, 도리어 가격은 더 오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아마도 그건 마카롱을 만드는데 굉장한 품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마카롱은 만들기가 엄청나게 까다로운 녀석이라 눈대중으로 계량을 한다거나 굽는 온도를 적당히 맞춘다면 더 해볼 것도 없이 실패다. 너무 달다 싶어 설탕 양을 줄여도 그 모양이 안나오고, 필링의 농도를 잘못 맞춰도 망한다. 꼬끄를 만들기 위해 머랭을 칠 때 자칫하면 너무 딱딱해져 돌덩이가 되기도 한다. 이 모든 관문을 무사히 통과해 오븐까지 갔다고 해도 굽다가 깨지거나 들러붙거나... 정말이지 너무 예민해서 '이렇게 정신력을 소모하느니 그냥 몇 천원 주고 사먹는게 낫겠다' 소리가 절로 나오기 마련이다. 보통의 세상 일은 한 가지가 잘못되도 만회할 만한 다른 수가 생기거나 혹은 아예 다른 길이 생기는 등 약간의 여지라는게 주어지지만 마카롱은 그렇게 양해해주는 법이 없다. 그냥 안된다. 만약 마카롱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응, 안돼, 돌아가, 이렇게 세 마디만 할 수 있는건지도 모른다. 너무 단호해서 야속할 지경. 결국 마카롱의 가격은 말 그대로 인건비와 기술비다. 그렇다고 해서 한 입 거리 설탕 덩어리가 몇 천원씩하는게 정상이냐는 비난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서 요즘의 마카롱은 그 가격이 수긍될 만한 근거를 마련하는 쪽으로 아예 노선을 바꾼 것 같다. 필링의 양을 한껏 늘려 '뚱카롱'이 된다거나 독특한 맛과 식감을 자랑한다거나 '비싼 값을 하는구나' 싶을 만큼 개성있는 모습을 갖춘다거나. 다양한 마카롱들이 늘어나면서 우리 집 티 테이블도 더욱 화려해졌다.


비싸다는 것 외에 우리는 마카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막간 마카롱 상식 몇 가지.

-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마카롱은 두 개의 꼬끄 사이에 필링이 들어간 형태인데 이는 '라뒤레'에서 처음 개발한 것이라고 한다. 그 전에는 필링이 없었다고.

- 필링이 없는 형태의 초기 마카롱은 프랑스가 아니라 이탈리아에서 온 것이라 '마카롱의 원조'를 논할 때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늘상 신경전을 벌이곤 한다.

- 마카롱은 '반죽을 치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마카로네(Maccerrone)에서 유래된 말이다.


※ 프랑스에서 만난 마카롱들의 향연. 일단 눈부터 황홀해지는 건 기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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