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햄의 시대, 프로슈토와 하몽

이탈리아, 피렌체와 스페인, 바르셀로나

by 나예

요 근래 생 햄의 시대가 열렸다. ‘햄 = 싸구려 음식’ 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는데 일조한 유럽의 생 햄들은 이탈리아의 프로슈토, 스페인의 하몽 외에 프랑스의 잠봉, 포르투갈의 프로슌토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 중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이탈리아의 프로슈토와 스페인의 하몽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그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프로슈토 이탈리아 산, 치즈와 초콜렛 뉴질랜드 산, 와인 포르투갈 산, 감자 광명 산.


흔히 이탈리아의 프로슈토는 하얀 돼지로, 스페인의 하몽은 이베리코 품종의 검은 돼지로 만들었다고 구분하지만 하몽 중에는 하얀 돼지로 만드는 것도 있기 때문에 이 구분법은 옳지 않다. (때때로 하몽은 아예 ‘이베리코 돼지로 만든 생 햄’으로 통하기도 하는데 이베리코가 아닌 다른 품종으로 만든 하몽도 있으니 이 내용도 사실은 아니며 이베리코 품종의 검은 돼지로 만든 하몽은 ‘검은 발굽’이 달려있어 그나마 확실히 알아볼 수 있다.)

바르셀로나의 하몽 판매 매대


둘 다 결국 돼지 뒷다리에 소금을 뿌려 수분을 제거하고 숙성시켜 만든 생 햄이라는 점은 같으나, 프로슈토와 하몽의 명확한 차이는 간단하게 ‘만든 나라의 차이’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만든 나라가 다르다’는 것은 돼지의 품종이나 숙성 환경과 방식 등이 모두 다르다는 이야기이기도 해,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르다고 보는 쪽이 타당할 수도 있다.


프로슈토이든 하몽이든 짭조름하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 술 안주로 참 좋은데 특히 달달하고 수분이 많은 과일을 곁들이면 폭발적인 시너지를 일으킨다. 이른바 단짠! 이런 관점에서 이탈리아의 “프로슈토와 메론”은 신의 조합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단 과일이 아니라 아예 치즈를 추가해 짭잘고소한 맛을 배가시키는 전략도 나쁘지 않다.

단짠 혹은 짠짠 from 이탈리아와 스페인


지난 밤, 와인에 곁들여먹고 남은 프로슈토를 활용해 뚝딱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간 밤의 들썩거림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고요한 아침. 곧 출근이다.


※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만난 생 햄이 듬뿍 들어간 샌드위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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