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진짜 마약, 스트룹 와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by 나예

마약 김밥에 마약 옥수수, 그리고 마약 토스트까지! 맛있어서 자꾸 당기는 먹거리들에 “마약”이라는 접두어가 붙는 일은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그건 아마도 한국이 마약 청정국이기 때문에, “마약”이라는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인데 요즘 연이어 들리는 뉴스에 따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 이제는 이런 표현도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대로라면 “마약 토스트”가 지금의 그 의미가 아니라 진짜 마약 성분이 들어간 토스트를 부르는 상황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달걀을 올린 마약 토스트
마약 옥수수라는 부제가 붙어있던 초당 옥수수


“마약”이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곳은 바로 네덜란드다. 네덜란드는 대마초를 비롯해 각종 (중독성이 적은) 마약을 용인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마약 토스트로 아침을 시작하다보니 문득 암스테르담에서의 추억이 떠오른다.


시내 곳곳에 운하가 흐르고 운하를 따라 조그만 집들이 늘어선 예쁘장한 도시. 하지만 주요 거리에서 한 블록만 들어가면 대낮에도 불을 밝힌 홍등가가 나타나고 마리화나 특유의 누린내가 진동한다. 쿨해도 이렇게 쿨할 수가 있는가? 이른바 반전 매력(?)의 도시라 할 수 있다.


암스테르담에서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땐 조심해야한다. ‘coffee shop’이라는 간판을 내건 곳들은 커피가 아니라 대마초를 판매하는 곳이다. 담배 형태로 된 대마초도 팔고 대마 브라우니, 대마 쿠키 등 말 그대로 마약 브라우니와 마약 쿠키를 판다. 마음 편히 커피를 마시려면 ‘coffee shop’이 아니라 반드시 ‘cafe’로 가야한다.


‘스스로 책임질 수 있고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자유는 금지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네덜란드의 기본 사상이지만 한국은 속인 주의(행위를 한 지역이 아니라 그 사람의 국적에 따라 법을 적용하는 것)를 따르기 때문에 한국인은 네덜란드든 어디서든 마약을 하면 처벌을 받는다. 네덜란드에서 마약을 허용하든 말든 한국인과는 상관 없는 이야기다.

메뉴 중 hash나 weed 같은 단어가 있으면 바로 박차고 나오자


그 와중에 내가 네덜란드에서 배워온 ”마약”은 바로 요 "스트룹 와플(Stroopwafel)" 이다. 스트룹 와플은 두 장의 아주 얇은 와플 사이에 시럽이 들어있는 것으로 따뜻한 커피 잔 위에 이 와플을 올려두면 커피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기운으로 와플도 촉촉해지고 시럽도 살짝 녹으면서 쫀득과 끈적의 중간 정도 상태가 된다. 와플을 한 입 베어물고 쓴 커피도 한 모금 머금으면 쫀득한 와플의 식감과 달콤한 시럽의 맛, 그리고 커피 향기가 확 올라오면서 정말 황홀한 기분이 든다.


이런 기분을 느끼려면 반드시 따뜻한 커피 위에 와플을 올려두고 어느 정도 기다려야한다. 바쁜 아침에 허겁지겁 커피를 때려붓고 빵 조각을 쑤셔넣는 식으로는 슬프게도 이 맛을 즐길 수가 없다. 한 마디로 휴일에만 가능한 맛. 감자의 참견만 극복할 수 있다면 :-)


※ 스트룹 와플이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 산처럼 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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