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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예 Jan 27. 2017

pingo doce, 포르투갈 마트 쇼핑

설날 맞이 세이브 원고 방출! 번외 #5

어딘가에 머무르다보면 그 동네의 마트에 두어번은 꼭 들르게 된다. 마트는 그 동네 사람들의 삶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곳이다. 이 사람들이 무얼 먹고 무얼 쓰는지, 어떻게 사는지를 대강 그려볼 수 있는 곳이자 알록달록하고 새로운 것들이 가득해 언제가도 신이 난다. 게다가 가격도 한국에 비해 저렴한 편이라 "마음 내키면 지갑열지 뭐" 하는 생각에 더더 신난다.


포르투갈 하면 역시 대구이기 때문에 마트에서도 쉽게 대구를 만날 수 있다. 대신 우리에게 친숙한 생물이나 냉동 대구가 아니라 소금에 절여서 말린 대구가 많다.


인상적이었던 건 쌀의 종류가 무척이나 다양했다는 것. '포르투갈 음식' 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이 '해물밥'일 정도로 포르투갈은 쌀이 주식인 나라이다. 그러니까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와 다른 점은 쌀을 대개 소포장 형태로 팔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이 동네에서 먹는 쌀은 우리가 한국에서 먹는 쌀과는 다른 품종(long rice)인데 한켠에선 스시용 쌀을 따로 팔고 있어 이게 아마 우리가 알고 있는 쌀이 아닐까 싶었다.


이탈리아에서 마트에 갔을 땐 파스타 코너가 어마어마하더니 포르투갈에선 통조림과 소스류가 어마어마하다. 통조림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 달 슬로우 뉴스를 통해 기사로 발행되었으며 1 boon에도 함께 소개되었다.



포르투갈은 과자 종류가 정말 적다. 크래커류, 초콜릿 쿠키와 감자칩이 전부. 그 중 다수는 크래커들이다. 이리 단조로운 물건들로 가득찬 마트라니! 오모리김치찌개 맛 감자칩과 타코야키 맛 과자를 만들어내는 일본과 한국의 제과 업체들이 새삼 대단해보인다. 갑자기 슈크림맛 홈런볼과 초코송이가 먹고싶다.

△ 그나마 눈길이 가는 것들은 대부분 포르투갈 산이 아니라 외제다!


여러 마트가 있지만 그중 우리가 애용한 곳은 pingo doce였다. 영어로 번역하면 sweet drop이라는 뜻.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이름이 너무 예쁘다. e마트, 롯데마트 이런 이름보다는 백번 나은 듯 하다. 대단한 명품이 아니라 사소한 생필품을 사더라도, 그 일이 우리의 지겹고 반복되는 일상에 한 방울의 달콤함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pingo doce는 pb상품이 정말 많아서, 왠만한 품목은 다 pingo doce 딱지가 붙은걸로 저렴하게 구매가 가능하다. 
++ pb상품 중에서 요거트와 디저트류를 특히 맛있게 먹었다.



덧붙이는 말

1. “스페인 여행을 하면서 잠시 찍고 가는 곳” 정도로만 알려진 포르투갈에서 오래도록 머무르며 여행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2. 매거진 제목은 가토 다이조 著, <나는 내가 아픈 줄도 모르고>에서 인용하였습니다.

3. 이 이야기는 저의 개인 블로그에 있는 글들을 바탕으로 하기도 하고 안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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