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월 귤따기 되나요?

아뇨, 안됩니다.

by 나예

제주에 오시는 분들 중 귤 따기 체험 등을 해보고 싶어하시는 분들(특히 아이 있는 집)이 많으실텐데 1년 내내 귤이 있는건 아니다보니 이 것도 되는 시기가 정해져있다. 보통 귤 따기는 11월 말에서 1~2월 정도까지만 가능하다. 그리고 열매가 있다고해서 다 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따는 재미"에만 초점을 둔다면 할 수도 있지만 제 철이 아니면 정말정말 맛이 없다.


통상적으로 3월까지는 만감류(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등) 따기 체험이 가능하고, 4~5월은 카라향이 제철이다. 하귤은 5월부터 열리기는 하나 그 이름에 걸맞게 한여름은 되어야 맛이 난다.


우리가 제주에 머물렀던 시기는 4월. 앞서 4월에 카라향 따기가 가능하다 언급했는데 금귤 따기도 가능하다. 사람에 따라서는 '금귤'보다 '낑깡'이라는 말이 더 익숙할지도 모르겠는데 그 조그만 녀석을 말하는것 맞다!


이번에 금귤 따기 체험을 해보니 아이 있는 집에는 금귤이 더 좋을 듯 한데, 일단 나무의 키가 작아 아이들 눈높이에 더 잘 맞고 열매도 작아서 손맛 느끼며 충분히 많이 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따기 체험'에선 1kg 정도를 딸 수 있는데 한라봉이나 카라향 같은 애들은 4~5개만 따도 금방 1kg가 차버리기 때문에 정말이지 3분 컷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또한 이런 애들은 높은 곳에 달려 볕을 많이 받은 열매 큰 애들이 맛있는지라, 키 작은 아이들이 이런 열매를 골라서 따기는 다소 어렵다. 게다가 가져가는 열매가 워낙 소수이다보니 그 중에 1~2개라도 밍밍한 녀석이 있다면 뽑기 실패로 인한 실망감은 클 수 밖에 없다.


그에 반해 금귤은 일단 많이 딸 수 있기 때문에 그 안에 반드시 맛있는 애들이 다수 들어간다. 엄청나게 많이 딸 수 있는데 그 많은 것들이 전부 다 맛없을 수는 없다. 이건 수학적인 문제로 대수의 법칙에 닿아있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간 금귤이 전부 다 맛이 없다면 그건 그 해 그 농장이 농사를 망쳤다고 보면 된다. 뽑기를 잘못한 내 탓이 아니라는 소리다.


당시 21개월이었던 거거는 금귤따기를 무척이나 재미있어했다. 따기도 하고 딴 열매를 다시 나무에 붙이려고도 시도하고, 늙은 애미애비에게 이걸 따라, 저걸 따라 명령하며 십장 노릇도 톡톡히 해줬다는.

아직 너무 어려 구체적인 내용들은 기억하지못할 수도 있겠지만 아주 조그만 느낌과 감정이라도 네 안에 남아 차곡차곡 쌓일 수 있기를, 지난 봄 제주에서 우리 가족이 무척이나 행복했음을 기억하는 단서가 되기를 바라 :-)


- 이런 류의 체험은 대개 서귀포에 있다. 본래 감귤도 제주가 아닌 서귀포 것이 더 유명하니 여행 계획 짜실 때 참고가 되시기를.

- 그 외 제주도에서 가능한 수확 체험 : 바나나, 블루베리, 레몬, 당근, 고구마, 콜라비...

거거는 아직 어려서 무료, 성인 2명이라 각각 1kg씩 총 2kg 수확해 가져왔다. 이정도면 실컷 먹을 수 있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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