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카페, 그리고 친절

by 나예

북카페를 표방하는 곳들은 대개 큐레이션이랄 것이 없는, 줘도 안읽고 싶은 책들이 즐비한 곳들이 많다. 야심차게 준비한 책들 중 그럴싸한 것들은 손님들이 다 훔쳐가서 그럴 수도 있고 여러 사람의 손을 타다보면 훼손은 어쩔 수 없는 일인지라 싸게싸게 구할 수 있는 책들을 골라 들여놓다보니 그렇게 된 걸 수도. 물론 자세한 내막은 모른다.


카페 닐스는 내가 만나본 북카페 중 손에 꼽을 정도로 큐레이션이 괜찮았던 곳이다. 커피맛도 괜찮다. 게다가 사장님이 무척 친절하시다. 친절이란건 상업적(우리가 흔히 자본주의 미소라 부르는 그것)인 경우가 많지만 그걸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상업적 친절조차 갖추지 않은 사람들이 태반인 세상. 제주는 잠시 다녀가는 외지인들이 많은 곳이라 단골이 생기기 어려운 구조이다보니 더욱 그렇다. 어차피 두 번 다시 볼 일 없는 뜨내기 손님이 99%. 그런 세상 속에서 간혹 공감에 기반한 진짜 친절을 만나면 울고 싶어진다. 아이와 관련된 배려, 친절에는 더욱 그렇다. 닐스에서 여러번 울고 싶었다.


내가 닐스에 다시 들를 수 있을까? 여기 위치상 아마 그럴 가능성은 낮겠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임은 분명하다. 부디 번창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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