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에서 절반 #2 다카마츠, 미야와키 서점
조그만 동네 서점들이 점차 인기를 끌면서 그 매력에 빠지는 사람들도 늘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대형 체인 서점은 그 자체 그대로 건재하다. 이런 현상은 일본도 예외가 아닌데, 1947년 생겨난 후 지금은 일본 전국 규모의 체인으로 성장한 한 서점의 본점이 다카마츠에 있다. 도쿄도 오사카도 아닌 조용한 지방 도시 다카마츠에서 미야와키 서점이 시작된 것이다.
대형 체인 서점이 주는 장점은 역시 편리함이다. 모든 분야의 책들을 망라하며, 그 책들은 모두 체계적으로 전산화 되어있어 찾기 편하다. 공간도 여유로우니 오랜 시간 머무르며 이것저것 들춰볼 때도 직원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그리고 대개는 접근성도 좋다.
다카마츠의 미야와키 서점 역시도 널찍한 공간에 책들이 빽빽한 모습. 본점이라고 해서 뭔가 조금 다를까, 살짝 기대를 했었는데 규모가 무지 크다는 것 외에 보통의 서점과 큰 차이는 없었다. 요즘 서점들처럼 세련되다거나 감성적이라는 느낌은 전혀 없고 그저 아주 잘 정돈된 효율적인 공간에 가까웠다. 분명 예전에는 서점들이 다 이런 식이었던게 기억나는데, 요즘은 도리어 이런 곳이 별로 없다보니 조금 삭막한 듯한 느낌도 들었다. 아무튼 군더더기가 없는 것만은 분명하다.
취미, 애완 동물 코너를 둘러보다 재미난 잡지들을 여럿 발견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애완 토끼를 주제로 한 잡지. 한번 정도 특집으로 토끼를 다룬게 아니라 아예 토끼만 다루는 잡지가 있다니! 서점을 포함해 일본의 가게에서 놀라게 되는 점 중 하나는 '이런게 있어?'라고 할 만한 것들도 모두 상품화되어 출시되어있다는 점이다. 이건 '한국보다 인구가 많아 시장도 크니까' 라는 단순한 이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다.
회사에서 누군가가 아이디어를 냈을 때, 중간에 사장되지 않고 결재를 모두 통과해 끝장을 본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다보니 더욱 놀랍게 느껴진다. 예전에는 "이런 아이디어를 내다니 대단해" 하는 차원까지만 생각할 수 있었다면 이젠 어떤 물건의 이면에 담긴 이야기를 더 깊이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조금 더 어른이 되었다고 해야할까. 하지만 굳이 알지 않아도 될 세계를 알게 된 것 같아 약간은 씁쓸하기도 하다.
잡지나 소설책을 줄줄히 읽을 수준은 못되어서 구경 끝에 그림책 코너로 이동했다. 이것저것 들춰 본 후 <100만번 산 고양이>로 정했다. 이대로 숙소로 돌아가 <100만번 산 고양이>를 들춰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면 딱 좋을 것 같다. 캔맥주도 하나 곁들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