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네슘을 먹는 흔한 나이
부르르.
노트북 화면이 흔들리길래 책상 바닥과 수평이 맞지 않아서 그런가 싶어 주변을 한참 살폈다. 정신을 차려보니 흔들리는 건 노트북도, 책상도 아닌 내 눈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눈 주변의 살이 떨린 것. 거울을 보니 마치 어색한 웃음을 지을 때 나타나는 미세한 경련이 눈가를 흔들고 있었다. 잘 웃지도 않는 얼굴인데.
처음이 아니니 당황하지 않고 마트로 향했다. 마그네슘을 섭취할 시간이다.
마그네슘이 풍부한 바나나는 얼굴에 번진 떨림을 치료하는 명약이다. 어쩌다 바나나 섭취를 소홀히 하면 바로 지진경보가 울리며 얼굴이 움찔거린다. 내 나이 마흔 답게, 차분히 흔들림 없이 두 번째 스무 살을 맞이하고 싶었건만, 불혹은 커녕 마구마구 흔들리는 중이다.
바나나 한송이를 사서 매일 하나씩 먹으니 마흔의 마그마를 잠재운 듯하다. 다만, 한 송이에 열개나 달린 바나나를 적절한 숙성 상태에서 먹고 싶은 욕심이 올라온다. 제발 천천히 익어라, 주문을 외웠지만 마지막 남은 녀석들은 거뭇거뭇한 껍질 사이로 달콤한 향을 내뿜는 중이고. 그들의 속도에 맞추느라 나 역시 마그네슘 루틴을 완성했다. 어쩌면 '마'그네슘을 먹는 '흔'한 나이라 마흔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