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가의 밥상 20
우리나라는 나물과 약초 천국이다.
뭔 놈의 가지 수가 그리 많은지
독 있는 것 몇 가지 빼고는
거의 다 먹을 기세다.
심지어 독 있는 것도
법제해서 약으로 쓰기도 하니...
그래서 반찬 가지 수도 많고
웬만하면 반찬이 남는 경우도 많다.
남은 나물 반찬을 모아서
양푼에 넣어 기름 넣고
고추장 비빔밥을 해서
둘러앉아 서로 퍼먹던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고기와 같이 모아 놓은 나물 반찬은
그렇게 비벼서만은 먹을 수가 없다.
그럴 때는 기름을 두르고 볶는 거다.
이것은 한국의 독특한 비빔밥 음식 문화의
또 다른 변형이다.
볶으면 나물들이
각자의 정체성이 퇴색되며
혼돈이 통합되어
입맛 당기는 맛을 창출한다.
뭔가 출출할 때 간식이나
야식으로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메뉴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