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승려들의 옴 합창은 저음의 밑바닥의 밑바닥을 한 없이 내려가는 저음의 한계를 넘기에 장엄하다는 표현밖엔. 승려 여럿이 동시에 저음을 낼 때는 듣는 이의 오금이 저려오고 땅에서 끌어당겨 저 밑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다. 속세에는 그에 비견할 만한 음은 없다.
그나마 내가 제일 좋아하는 클래식 곡 중 하나는 러시아 동방정교회에서 부르는 찬송가인 Hymn of the Cherubim(케루빔 찬미가).
기타도 칠 줄 아는 다니엘에게 들려주니 단조라 어두우니 밝은 장조의 곡을 들으라고 추천한다. 미학에 다져진 내 생각은 다르다. 초의식의 세계는 장조의 신비롭고 감미로운 음률이겠지만 미학에서는 단조는 단조 나름의 무의식의 심연으로 내려지는 심오한 깊이가 있다고 본다. 보기 나름이고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미학은 종교보다는 현재 의식의 관조 세계 범주에 속하는 점이 있어 좋다. 모든 것을 차별 없이 아우를 수 있기에.
차이코프스키가 오페라 곡, 발레음악, 교향곡, 협주곡 및 표제음악, 관현악, 실내악, 피아노 음악 등 다양한 범위와 장르를 넘나드는 작곡가였지만 합창 성가 음악들도 작곡한 줄은 몰랐다.
성악 지휘하는 중학 동창이 이 곡을 동창 밴드 방에 올리며 이곡에 대한 정보도 알게 되었다. 관심 있는 것은 이렇게 보태어 알게 되는 세상이다.
Cherubim(케루빔) 이란 성서 에스겔서에서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이름을 가진, 하나님을 보위하는 아홉 천사 중 두 번째 지위를 갖고 있는 어린아이 형상의 천사를 말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