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역 프랑스 집밥 식당, 모아쏭
어느 화가의 사는 재미 / 지역 맛집
어느 화가의 사는 재미 / 지역 맛집
명동역 프랑스 집밥 식당, 모아쏭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에 살던
한국인 부인과 프랑스 남편인 부부가
한국에 정착해 프랑스 집밥을 모토로
식당을 냈다.
그 부부는 내 친구의 친구 부부이다.
코로나로 주위 식당들은 문을 닫았지만
이 식당은 솔솔 하니 선방을 하고 있었다.
유럽에 좋은 땅은 프랑스와 헝가리와
우크라이나이다.
그중 프랑스 땅이 제일 좋다.
프랑스 중에서도 도르도뉴 지방이 최고다.
그래서 요리도 유명하다.
프랑스 유명 식품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와인과 치즈와 송로버섯(트뤼프)과
프라그라(거위나 오리 간)이다.
이 모아쏭의 주인장은
도르도뉴 지방의 음식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밑 지방인 피레네 음식과
바스크 지방의 해산물 수프도 꼽았다.
얘기 중에 브르타뉴 버터는
소금을 많이 첨가한 버터이고
바로 위 지방 노르망디와 파리 지역 버터는
저염 버터라 했다.
하여간 프랑스 음식은
버터를 과다 사용해서 불만이다.
고소하긴 하나 맛이 일률적으로 되니.
그러나 이 집 음식은 버터를 사용 안 하고
기름만으로 한 듯해서
내 점수를 따고 들어갔다.
주인장이 한국서 엄선한 와인은
샤또 보부르 2015, 보르도 산이다.
바디 감이 세지만 풍요로운 아로마가
입안에서 확 터지는 듯한 잘 익은 와인이다.
맛으로만 거의 프러미에 크뤼급의 와인.
와인이 좋으니 나머지 음식은
대충 넘어가도 되겠다 생각했는데
음식들도 전혀 느끼함이 없어 괜찮았다.
싱싱한 훈제한 생고기 이태리 소시지,
프랑스에서 공수한 바게트,
귀한 염소 치즈,
시금치와 장봉이 들어간 로렌느 지방의 끼슈,
달지 않은 사과 타르트.
메인으로 시킨 돼지 등갈비에는
역시나 겨자가 소스로 따라 나왔다.
프랑스인들은 고기에는
늘 겨자를 곁들여 먹는다.
고기와 겨자는 천상의 궁합이기에.
겨자 중에는 디종이라는 도시의
겨자가 세계 최고이다.
디종 겨자를 먹어 보면
장담컨데,
그 이후로는 다른 겨자는 못 먹는다.
여러 종류의 프랑스 집에서 먹는
음식들을 나열했지만,
앞으로 핵심만 저렴하게 접하려면
개인적으로 우리 입맛에 맞는
로렌느 지방의 끼슈를 꼽는다.
끼슈 로렌느(Quiche Lorraine)는
로렌느 지방의 끼슈라는 뜻이고
quiche(끼슈)라는 말은
독일의 케이크라는 단어
‘kuchen’에서 유래된 말이다.
만드는 방법은
소금과 계란 그리고 버터와 밀가루를
섞은 반죽을 지름 18cm 정도의
타르트 몰드에 장착하고
로렌느 지방의 특산물이라 할 수 있는
돼지 가슴살 부위를 볶아 넣고
치즈가루와 계란 생크림을 부어
오븐에서 구워낸 음식이다.
타르트가 디저트라면
끼슈는 간식에 적합한 요리에 가깝다.
끼슈는 내용물을 어떤 것을 넣느냐에 따라
종류가 다양해진다.
나는 시금치와 장봉 들어간 것을 선호한다.
마지막 디저트로
계란 흰자와 설탕으로만 만든
가벼우며 달달하기 그지없는 머랭에
시지 않고 쓰기만 한 콜롬비아 산 커피가
뇌를 자극했던 집, 모아쏭.
모아쏭은 추수라는 뜻이다.
인생 추수를 하기 바란다.
보르도 와인과 소시지
키조개 관자
상추 살라드
염소 치즈 살라드
아스파라거스 감자 퓌레
돼지 등갈비
디종 겨자
시금치 장봉 끼슈 로렌느
사과 타르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