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가의 사는 재미 / 생존 밥상
동창이 시인 친구와 내 아뜰리에를 방문했다.
개성식 손님 접대는 만두가 정석이다.
식사 메뉴는 다음과 같은 코스로 준비했다.
결명자차
옹심이 개성 만두
아게 토후
차지키 샐러드
압착식 커피
반찬은 짠지와 코다리 가자미식해와
동창이 가져온 명태회 무침.
동창과 같이 온 김순미 시인은
'샤갈의 여자'라는 본인의 시집을 선물로 준다.
즉석에서 선별해 나지막이 소리 내 읽어 봤다.
시인의 인생이 묻어 있는 시였다.
그들은 내 그림 중 심혈을 기울인 작품을
잘도 찾아낸다.
그것은 심미안이 있다는 것이다.
동창이 선별한 작품에 대해
보라색과 금색이 고급진 색이라 말했다.
나는 덧붙였다.
그 두 가지 색은 작가들이 쓰기 힘든 색이라
색채 전문가인 내가 썼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