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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Feb 17. 2021

시인과의 대화 1

어느 화가의 사는 재미 / 이미지



https://youtu.be/COkTnZ0gi3Y?t=14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이가림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모래알 같은 이름 하나 불러본다

기어이 끊어낼 수 없는 죄의 탯줄을

깊은 땅에 묻고 돌아선 날의

막막한 벌판 끝에 열리는 밤

내가 일천 번도 더 입맞춘 별이 있음을

이 지상의 사람들은 모르리라

날마다 잃었다가 되찾는 눈동자

먼 不在의 저편에서 오는 빛이기에

끝내 아무도 볼 수 없으리라

어디서 이 투명한 이슬은 오는가

얼굴을 가리우는 차가운 입김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물방울 같은 이름 하나 불러본다





문학에 있어

특히 시평론에 능한 절친이 좋아한다는 

이가림 시인의 시.

이가림은 이미지 시인이다.

그의 시,

무수한 이미지들을 마구 쏟아낸다..


절친은,

이가림 시인의 시들은

늘 눈앞에 어떤 풍경이 펼쳐진단다.

실제의 풍경이든 마음의 풍경이든.

그것이 

대체로 그가 좋아하는 시인들의 공통분모란다.


풍경이나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은

상상력을 건드리기에 당연히 좋은 것이리라.

힘도 낭만도 진실함도 절절함도 

영롱함도 아름다움도 깊이도 있는 이 시.


'입맞춘 별'과 '차가운 입김'이란 단어가 등장한다.

절친은 정의한다.

입맞춤은 영원 같은 순간이라고.





김순미 시인과의 아뜰리에서의 대화 중에

김 시인은 이가림 시인에 대해 얘기했다.

내가 그 시인을 안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아뜰리에에 '에릭 사티' 곡을 틀어 놨었다.

나도 김 시인이 '에릭 사티'라고 말할 때

적지 않게 놀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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