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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Mar 11. 2021

2021 화랑미술제의 현주소 1, 2, 3

어느 화가의 사는 재미 / 이미지







1

한국 미술계에는 연중 큰 전시가 두 번 있다.

봄에는 국내 갤러리들 전시,

가을에는 국외 갤러리들과 같이 하는 전시.


미술계는 경제 흐름과 궤를 같이 하고

국내 경제는 국제 정치 흐름에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국제 정치는 미국이 주도한다.

국제 정치의 내부에는 종교가 도사리고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홍콩 사태로 홍콩에 있던 미국 은행이

한국으로 옮겨짐으로써

아시아의 미술 중심지는 

바야흐로 서울이 되었다.


그것이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겠고

코로나 19로 갈 곳이 없는 사람들.

전시 첫날부터 관람객들이 많더니

마지막 날에는 입구에서부터 줄을 서고

갤러리에 끊임없이 관람객들이 들어왔다.




100 여개의 화랑들이

대부분 5인 미만의 작가들 작품을 선보였다.

하지만 볼 만한 작가와 화랑은 극소수이다.

그것들을 알면 발품 안 팔고 

힐링하듯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한국 근대 초기 작가들 이후

현대 미술의 1세대 작가들인 

박수근, 이중섭, 장욱진, 박생광은

미술관에서나 볼 수 있고.

이번 전시는 판매할 작품의 수효가 있는

2세대 작가들 작품부터 전시되었는데

그들은

물방울 작가인 김창열,

미술 철학으로 무장하고

점을 하나 찍는 이우환,

말년에 빛을 보고 있는

선만 줄곧 그어 온 박서보.

천지인의 콘셉트 하나로

진한 엄버 컬러의 굵은 수직선의 윤형근.


이어서 3세대 작가들은

동양화의 세계를

서양 재료로 그려낸 이강소,

한지에 쌓인 약방에 매달린 

약봉지들의 한국적 이미지가

모티브인 오브제 작가 전광영,

나이 들어 어느 딜러의 프로모팅으로

최근에 급부상한 유년기 감성을

치밀하게도 고집하는 오세열.

신체 드로잉이란 새로운 장르의 회화를

만들어 낸 전위예술가 이건용.

잔 감각에 탁월한 단색화가 김근태,


그 뒤를 잇는 4세대 작가들은

엷은 단색화의 바리에이션 작가 김택상,

유화 물감을 두텁게 섞어 대는

에너지 넘치는 여성 제여란,

확실한 주제인 내면의 빛을

시원하게 표현하는 컬러의 리더 이승희




관록이나 비전을 제시하는 갤러리들은

샘터, 박여숙, 현대, 

송 아트, 

조현, PKM, 리안, 

에스피, 고도, 우손, 우정 정도였다.





2

올해 김창열이 작고하면서

갤러리들은 보유하고 있던

김창열의 작품들을 대거 내놓았다.

작정하고 프로모팅을 해서

기사화 한 흔적도 포착된다.


김창열의 그림들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작가 자신이 주제를 창작한 작가인가?

창작이 아니라 우연한 발견이라는

말이 더 정확하겠다.

박서보는

앵포르멜(추상 표현) 운동가로서

미국의 톰블리 그림을 모방해서

선 긋기를 선택한 것이고

이우환은

일본서 조선 도자기 컬렉터 일을 봐주다

공개되지 않은 이조백자에 칠해진

단순한 네모 문양을 자기 거화 시킨 것이다.

그나마 김창열은

하이퍼 리얼리즘 작품이지만

본인이 만든 소재라면 인정이 간다.

물론 후기에 변화를 위해

물방울을 터트린 것이나

한자를 배경으로 깐 것은

아이디어의 한계를 보여

작품의 퇴보를 가져왔지만 말이다.  


추상화에 있어

작가 자신이 세운 이론을 형상한 작가로는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윤형근이다.

그래서 후대 작가들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작가로 회자되고 있다.




이우환 철학의 대를 잇고

불교의 선을 수행하는 단색화가 김근태는

적당한 위치에 흠집을 넣는 구도감은 있지만

선택 사용한 컬러로 봐서

컬러 감각이 있는 사람은 아니다.

그 부족함을 정신적으로 때우려는 이우환과

같은 간계를 가지고 있다.

엄밀이 얘기해서 이우환이나 

스승으로 모시는 스님과 

작가 자신이 위계질서가 가지고 있다 보니

정신적인 면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겠다.


오세열 작가의 동심의 세계는

치밀하게 계산 속에서 나온 그림이다.

그런 그림이 동심일 수 있을까?

색은 어둡다 못해 우울한 분위기이다.

치밀한 위선으로 보인다.


최근에 급부상한 행위 예술가 이건용의

신체 드로잉이란 작품들.

행위 예술이 남는 것이 없으니

회화를 접목해서 결과물을 만들어

신선하고 자연스럽다.

다른 잔머리 굴리는 화가들보다 

차라리 순수한 거다.





윤형근 작품의 영향은 

단색화 작가도 탄생시켰다.

그중 대표적인 작가가 

요즘 인기 있다는 김택상이다. 

그러나 컬러 감각이 섬세하기는 해도

윤형근처럼 힘이 있지는 않다.

컬러란 사람의 마음을 끄는 

마력을 가지고 있지만

부드럽거나 연하더라도

나약함을 주는 컬러는

 A급 컬러는 될 수 없다.

고상함을 내재하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인간이 품격이 있어야 하기에

미묘하고도 어려운 일이긴 하다.

그래도 한국의 우울한 시대에

컬러를 쓸 줄 몰라 할 수 없이 탄생한

단색화에서 벗어나

밝은 컬러로만 그렸다는 점은

큰 변화이긴 하다. 

무엇보다 김택상 작가의 문제점은

누가 봐도 로스코의 아류라는 점이다.


작가 제여란은

박서보 같이 주제 없이 감각만으로 

무작정 붓질을 하는 스타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서보가 평생 선을 그어 대었던 것을

후반기에 밝은 컬러로 변화를 줌으로써

인기가 솟은 것처럼 이번 전시에서

그녀도 밝고 단순할 수도 있다는 비전을

보여주었으니 향후 살아남는 데는

지장은 없을 것이다. 

작가 스스로 작가의 가치를 올렸다는 것을

작품값으로 확인했다.

그럴 시기가 된 것이다.





3

요즘 국내 아트 페어의 문제점을 다루자면, 

쓴소리를 뱉지 않을 수 없다.

소재가 부족하니

달항아리가 많은 작가들에 의해

그려져 계속 출품되고 있다.

소재 찾기가 힘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현상은

상업성이 너무 드러나 보인다.

시장 바닥 수준이 의심될 정도.

현재 달항아리를 제일 잘 그리는 

인기 작가는 최영욱 작가이다.

그 인기는 많은 화랑들과 유사 작가들을

양산한 실정이다.


반면에

이번 전시의 인기 작가는

누가 뭐래도 작품 오브제인 

유리판을 파서 빛을 쪼여 그림자로

산뜻한 막사발 형상을 만들어 낸

이상민 작가이다.

한국적이면서 깔끔하고 모던해서

미니멀해진 주거 공간에 잘 어울릴 터.

그러나

그도 그의 작품의 소제인 이조 백자가

본인이 창작한 주제인가?를 물어야 할 것이다.




듣기만 해도 진저리 나는 단색화,

능력 없는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려니

미술평론가와 갤러리 등 미술 관계자들 

사이에서 협잡해서 만들어진 용어이다.

그리고 그것으로 프로모팅에 들어갔고

그들의 작전은 성공했다. 

단색화의 전신은 모노크롬이고

모노크롬 예술은 세계 미술사에서

뒤처진 모더니즘 회화이다.

그러한 면에서 단색화는

현대판 거대한 예술 사기극이다.


아직도 단색화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이

현재 한국 미술의 부정적인 현주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운 상승기라 집값은 오르는데

규제는 심하고

자금은 갈 곳이 없어

미술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어차피 순수만이 존재할 수 없는

음양으로 이루어진 이원론의 현실 세계이다.

음적인 요소도 그 역할을 충실이 하고 있다고.

양을 더 양답게 하려고 음이 있는 것이라고.











김창열










이우환















박서보











윤형근


















 



정광영




 



오세열



















이건용







김근태







심문섭

















김택상



















제여란













이상민








갤러리 에스피






갤러리 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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