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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Mar 14. 2021

암채화 이야기 1/5

화가의 심미안과 통찰력으로 본 '핵심 미술 이야기'






3 만년 전 암채화 



2008년 이후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더크 호프만 박사 팀은 

스페인 서부 말토라비에소 

동굴 벽화를 덮고 있는 

탄산염을 채취해 

우라늄-토륨 방법으로 

연대 측정을 했다.

그 결과, 

말토라비에소 동굴 벽화는 

6만 6700년 전에 그려졌다는 것을

미국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게재했다. 


유럽에 현생 인류가 정착한 것은 

4만 5000년 전이고

이 동굴 벽화들은 

그보다 2만 년 이상 앞선 것이다. 

당시 이 지역에는 

네안데르탈인이 살았다고 여겨지고 있어, 

그들이 벽화를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네안데르탈인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풍요로운 상징적 사고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실은 기존 진화론을 

의심하게 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윤혁순 다큐 감독의 얘기로는 그가 발견한

웨스트 파푸아 뉴기니 카이마나 지역,

나마또따 섬 앞 해안 절벽 암채화를

프랑스 연구팀이 연대 측정한 결과 

3 만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발표했다 한다.

그렇다면 네안데르탈인 이후 

현생인류로는 최초의 암채화가 된다.

이건 세계 미술사에 있어 보통 일이 아니다.

세계 모든 미술사 책에 

두 번째 사진에 들어가야 되는 것이기에.

그리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 

그 지역 탐사를 위해서 평생을 바칠 

뜻있는 연구가도 나타나리니.  








외부에서 3 만년을 버틴 안료와 접착제? 



바위를 입체로 형상화해서 조성하면 

바위 모뉴먼트가 된다.

고대의 선돌이나 고인돌 등이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바위 표면에 돌로 쪼거나 갈아 

형상을 부조하면 암각화가 되고

바위 표면에 안료와 접착제를 섞어 

채색을 하면 암채화이다.

러시아나 몽골 알타이 암각화의 경우에는 

바위에 진보라 빛 자주색 밑 칠을 하고 

쪼아 그린 것들이 많다.

바탕색과 쪼은 색의 차이로 

암각화가 더 돋보이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 벽화는 

18,500~14,000년 전에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선사시대 인류가 동굴, 

그것도 다른 이의 접근이 

힘든 은밀한 곳에서 

동물상을 그려 넣고 한 작업은 

바로 이런 것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사냥을 나가기 전에

사냥에서 손쉽게 

이들을 잡을 수 있기 위하여

그곳에서 사냥감이 되는 동물상에게  

주술적 공격을 감행하는 

의식을 치렀다는 것.

이러한 원시적인 믿음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알타미라 그림은 청색은 

망간의 산화물이고, 

적색 계통은 철의 산화물이며

숯이나 황토, 적철석 등 자연 안료를 이용해 

흑, 갈색, 황색으로 그려져 있다.


이번 발견된 카이마나 암채화의 경우는 

적색으로 주로 그렸다.

주위에 검은색이나 흰색이 흘러내린 것도 

그림에 직접 사용은 안 했어도 

배경 장식을 위한 색인지 의심이 가기에, 

검증을 위해 채집을 해서 

성분 분석을 의뢰해볼 필요가 있겠다.

가장 궁금한 점은 색을 내는 안료가 아니라 

접착제를 무엇으로 사용했는가 이다.

어떤 접착제이기에 

동굴도 아닌 외부에서 

3만 년을 버틴단 말인가?

선 인류 시대의 바위 모뉴먼트인 경우는 

검은색으로 전체를 칠했는데 

지금도 멀쩡한 

미스터리한 사례가 있긴 하다.








스페인, 말토라비에소 동굴 벽화







인도네시아, 웨스트 뉴우기니, 카이마나 암채화







스페인, 알타미라 동굴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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