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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Dec 19. 2019

왕가위/화양연화1
In The Mood For Love

핵심예술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 

화양연화 ( 花樣年華 ) 1 




[영화, 시가 되다.]


동서양을 통틀어 최고의 예술 영화이기에

정리를 한 번 하지 않을 수 없는 

영화가 있다.


양조위와 장만옥 주연의 '왕가위'가 감독한

'화양연화'란 영화이다.

화양연화란 '꽃 같은 나이'라는 뜻이다.

꽃도 그렇지만 

사람도 인생에 '꽃 같은 시절'이

누구나 적어도 한 번은 있다.


무엇보다 바이올린 선율의 음악 선택이 

탁월한 '극 현실주의' 작품이다.

전체적인 어두운 분위기 속에 

낡은 벽면의 이미지들은 

과히 인상적이라 할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예술 컷들로 점철된

보기 드문 작품이다.





두 주인공의 감정 표현 연기와 더불어

표정과 고개 돌림이 

순간순간 화면에 긴장감을 주고 

흑인 미국 가수 

냇 킹 콜(Nat King Cole)의 부드럽고 

격조 있는 남미의 발라드 노래가 깔리며

슬로비디오로 상황이 전개되며 

이완을 주는 연출이 탁월했다.

모든 것이 감독의 의도임을 알겠고

사이사이 껴놓은 디테일한 손동작과 

예술 사진 같은 

주변 환경의 삽입 컷도 한몫한다.


영화의 내용은 

단순한 불륜의 감정 상황 속에서의

순수성을 이야기하고자 하기에

어쩔 줄 몰라하는 장면이 많다.

이것은 원초적으로 소극적인 

나 같은 내성적 인간에게는 

너무도 쉽게 이해가 된다.





블로그를 뒤져보니 

파워 블로거 후안의 글 중에

다음과 같은 동감이 가는 글이 있길래 

올려 본다.


"두 남녀 서로의 배우자가 

외도하는 사실을 알게 되고,

결국 두 사람 역시 불륜의 감정에 빠지지만

윤리적인 불편함과 

시선을 극복하지 못하고

사랑을 져버리고 만다.


말하자면 이게 이 영화의 

대단치도 않은 스토리이다. 

결코 과장되지 않은 

표현만을 보여주면서도 

두 사람의 감정선을 

온전히 유지하고 전달하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완전히 

이 감정의 시간 속에 스며들게 하는, 

이 영화의 압도감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두 사람은 어쩌면 그 누구보다 

격렬하게 서로를 사랑하지만, 

화면에서 두 사람 간의 

그 어떤 격정적인 육체적 표현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는 누구나 

이들이 사랑이 

너무도 절절하다는 것을 알게 한다. 

말하자면 

우리는 은유를 통해 보지 않은 것을

추측으로 봤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마법 같은 현상을 설명하자면 

탁월한 연출력과 더불어 왕가위 감독의 

천재적인 음악 선택에 대해서 

도저히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많은 것을 자제하고 

생략해서 집약과 집중시킨 '절제미'이다.

그것이 누가 봐도 시적이란 말을 

입에서 뿜어져 나오게 한다.

실제로 제작 형식에 있어서도 

시적인 반복 기법을 

줄기차게 적용하고 있다.


감독의 역량은 그의 내부에서 

작가 정신을 주도하느냐에서 판가름 난다.

역량 있는 감독이란 

작가 정신의 의지가 있고 

작품성을 발휘할 수 있는 자이란 뜻이다.

왕가위는 역량 있는 감독이다.


전반적으로 훌륭하기만 한 흐름에 

재를 뿌린 듯한

마지막 캄보디아 앙코르 왓트의 장면마저 

과감히 생략했으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는 욕심이 들 정도로 

'압축미'가 있는 예술 작품이기도 하다.




https://youtu.be/bOq_jnvDXV8?t=5





https://youtu.be/Vsz5yMSTKcM?t=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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