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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Dec 20. 2019

왕가위/화양연화2
In The Mood For Love

핵심 예술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

화양연화(花樣年華) 2





[단순한 스토리 그러나 감수성] 



'화양연화'의 스토리는 

예매 모호한 구석이 있지만 단순하다.

그러나

왕가위 감독 특유의 '감수성'을 기반으로

섬세한 연출을 하였기에

탁월한 영화가 되었다.





파워 블로거의 글은 틀리긴 틀리다.

단순한 스토리를 

심도 깊게 스토리를 풀어 설명한다.

글이 좋으니 조금만 수정해서 

그대로 올려본다.



"'화양연화'는 사랑에 관한 영화다. 

그러나 그 사랑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두 주인공의 사랑은 뜨겁지도 않고, 

격정적이지도 거칠지도 않다. 

그럼에도 그들이 느끼는 사랑의 감정과 

아쉬움, 미련, 갈등 같은 

모든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감독은 의도적으로 두 주인공의 욕구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처리했다. 

두 사람은 가까이 다가갈 듯하다가도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채 멈추어 서버린다. 

그럼에도 관객들은 화면을 바라보면서 

두 사람의 감정을 느끼고, 

공감하고, 아련하게 들여다본다. 

사랑이 이루어지리라 생각하던 

관객들의 기대감은 깨지지만, 

감정 선은 그대로 이어진다. 

이렇듯 '화양연화'는 아련한 사랑에 대한, 

미묘한 감정에 대한 영화다. 


두 연인의 소극적인 사랑 이야기는 

대사나 스토리가 아니라 

이미지로 표현된다.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색채들이 

영상미를 만들어내며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나가고, 

음악은 감정을 표현하는 이미지가 되어 

반복적으로 흘러나온다. 

그렇게 사랑이라는 주제가 심화된다.



‘불륜’이란 어감 나쁜 단어로 

이들의 사랑을 매도하기는 어렵다.

이들의 불륜은 빨간색으로 채색된 

정염情炎이 아니다. 

하지만 영화는 이들의 사랑을 

아름다운 것으로 미화하지 않는다.

절제가 인상적이고 차별적이다. 

그 흔한 러브 신 한 장면도 

등장하지 않는다. 

일부 영화 포스터 속의 

백허그 장면은 영화엔 없다. 

몸이 스치듯 지나가고 

손을 가볍게 쥐어 잡는 장면에서조차 

가슴이 떨려온다.


세상에 수많은 사랑 영화들이 있지만, 

그 영화들이 

사랑하는 이들의 감정에 충실했다면, 

이 영화는 사랑 자체의 본질적인 부분을 

깊숙이 파헤치는 느낌이다. 

그 깊숙한 부분이 부끄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것은 

그들이 순간적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 

어른이기 때문이다. 

자신과 상대방의 인생과 감정을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자신의 인생과 감정을 

생각해나가며 진전되어가는 

그들의 만남은 추하지 않다. 

그러나 안타깝다.


이루지 못한 사랑은 늘 안타까운 법이다.


어쩌면 우리가 생을 영위하는 이 순간, 

이 시간이 바로 

우리 삶의 화양연화 인지도 모른다."





내 글을 보는 후배는 이런 얘기를 한다.

일반 사람들에게 부족한 

진지한 성찰이 있다고.

젊어서 대학 때 나누었던 

그런 맛이 난다고.


내 글은 

그림 그리는 친구 사이에서 흔히 나누는

대화풍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내용인데

대학 때 이후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어서 그런가 보다.

나에겐 생활이 타인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그 후배 얘기를 듣고 확인했다.


우리에게는 일반인들의 대화를

지겨워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끄덕여야 하는, 

자신을 극복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고 

말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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