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에서 작가가 될 용기
매일 글을 쓰는 게 직업인 내게도, 작가가 된다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회사라는 보호 아래 쓰는 기사와 오로지 내 이름으로 나가는 글의 의미는 완전히 달랐다.
마치 맨 몸으로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기분이랄까.
그럼에도 내가 용기를 냈던 이유는 오랜 기자 생활로 뾰족해진 내 마음을 다독여주고 싶었다.
"기자님 기사가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가 됐어요"
얼마 전, 누군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내 기사가 누군가에게는 아프지만, 그래도 세상을 바꾸는데 보탬이 됐다는 내 신념은 와장창 무너졌다.
풍성한 분홍색 솜사탕이 빗물에 순식간에 녹아내려 사라진 느낌이었다.
그게 누구의 잘못인지조차 알 수 없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믿음이 내 글을 뾰족하게 만든 건지, 아니면 내 글의 진심을 보려 하지 않은 사람들의 시선 때문인지.
그래서 나는 처음 글을 쓰던 때를 떠올렸다.
부모님의 불화, 사춘기의 방황…
상처를 마주하고 치유하기 위해 글을 썼다.
그 글쓰기는 내게 치료이자 성장의 버팀목이었다.
그 마음으로 기자가 되었고, 누군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러나 16년을 달려온 지금, 정작 나는 내 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했다는 걸 알게 됐다.
나는 글로 상처 주고, 상처를 받으려 했던 걸까…
항상 남의 이야기를 쓰는 나는 정작 내 이야기를 쓰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브런치 작가를 신청했다.
사춘기 시절, 글쓰기로 나를 지탱했던 것처럼
이제는 기자생활 16년을 지나 다시 찾아온 오춘기를 글로 치유하고 싶다.
기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말이 있다.
"일기는 일기장에나 적어라"
나는 그 두려움을 깨보고 싶었다.
이제 내 마음을 진솔하게 써 내려가려 한다.
그 글이 내게 위로가 되듯, 누군가에게도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그러면 뾰족했던 내 마음도, 언젠가는 새살이 돋아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