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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지 리포트 Oct 23. 2019

워킹걸과 시티 슈트

90년대 시티 슈트에 꽂힌 밀레니얼 워킹걸 프로는 패션부터 다르니까요.



지금 2030에게 가장 사랑받는 아이템 "팬츠 슈트"


최근 방송된 9월 12일 Mnet 경연 프로그램 '퀸덤'에서 여성 아이돌 그룹 'AOA'가 커버한 '너나해' 무대가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AOA의 전매특허인 짧은 치마 대신 팬츠 슈트를 입고 "나는 져버릴 꽃이 되긴 싫어, 나는 나무야"라는 랩을 쏟아낸 무대는 그동안 여성 그룹을 향한 전통적 성 고정관념을 전복시킨 무대라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이들이 입고 나온 블랙 팬츠 슈트는 노출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세련되고 아름다운 무대를 완성시킨 키 아이템으로 주목받았다.


'리한나' 역시 9월 19일 한국에서 열린 그녀의 뷰티 브랜드 '펜티' 오픈쇼에서 '자크뮈스'의 오버사이즈 화이트 팬츠 슈트를 선택했다. 가수로서가 아닌 성공한 여성 뷰티 & 패션 사업가로서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그녀의 탁월한 선택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퀸덤 AOA 무대 / 리한나 서울 펜티 런칭쇼 / 드라마 속 여주인공 팬츠 슈트

유행의 척도가 되는 드라마 속에서도 워킹걸들의 선택은 슈트로 통일된 듯하다. 드라마 '슈츠'와 '열혈사제', '보좌관', '검블유' 등 능력 있는 여주인공의 스타일은 어김없이 하이힐에 팬츠 슈트 혹은 미니멀한 스커트에 재킷이다. 특히 여성 3명이 주인공인 드라마 '검블유'의 경우 메인 포스터 속 3명의 여성은 모두 슈트 스타일링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 '검블유'의 세 여자 주인공들은 모두 팬츠 슈트 차림이다.

독특한 신제품 출시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와디즈'에서도 여성을 위한 슈트 펀딩이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최근 완료된 '그레이스 제이'의 팬츠 슈트 펀딩은 3200%의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많은 워킹우먼들의 호응을 받았다. 남성 테일러링 디자이너였던 '메이커'는 기능성 소재가 많이 사용되는 남성 슈트의 소재를 가지고 여성 전문 슈트 브랜드를 론칭하면 어떨까 고민하다, '와디즈'를 통해 첫 선을 보이게 되었다.


90년대 스타일이 대세

이처럼 최근 파워걸들의 옷장 속에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슈트가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건 이런 슈트 스타일링을 이끄는 세대가 2030 밀레니얼 세대라는 점과 90년대 '미샤'와 '타임'을 떠오르게 하는 여성 캐릭터 정장 스타일, 이른바 시티 슈트 스타일이 대세라는 점이다. 아빠, 오빠의 정장을 훔쳐 입은 듯한 톰보이 룩이 아닌, 여성의 보디라인에 꼭 맞춘 흐르는 실루엣이 돋보이며 원색의 컬러를 다채롭게 사용하여 여성성을 한껏 드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남성 슈트에 많이 사용되던 스마트한 기술들이 여성 슈트에도 적용되어 놀랄만한 스트레칭은 물론 속건, 흡수, 냉각 등 다양한 기술이 총집합되는 것도 기존 여성 슈트와는 다른 점이다.

2019 FW 컬렉션, 여성 슈트의 전성시대

여성성과 남성성의 경계가 사라진 젠더리스 성향의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사회로 나오면서 점차 일하는 여성의 옷차림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예전 세대들처럼 남자들과 싸워 이길 필요가 없다. 하늘로 높이 솟은 각진 어깨의 파워슈트, 파워 드레싱보다는 적절한 카리스마를 풍기면서 지적이면서 우아한 소프트 슈트로 남성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평가받기를 원하고 있다.

여성 슈트 전문 브랜드 =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


만약 이러한 Z세대 혹은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전문 여성 슈트 브랜드가 탄생된다면 어떨까? 다양한 멀티 코디가 가능한 셋업 슈트, 보디 실루엣이 돋보이는 팬츠 슈트, 셔츠와 원피스를 넘나드는 포멀한 드레스 등 워킹걸들과 함께 커리어를 고민하고 일하는 여성의 스타일을 새롭게 정의하는 브랜드가 한국에도 필요하지 않을까?


밀레니얼 세대보다는 조금 더 위 세대를 겨냥하긴 했지만, 이미 일하는 여성을 타깃으로 한 여성 슈트 전문 브랜드가 미국에서는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Argent'는 테크기업에서 일했던 여성과 패션 회사에서 일했던 두 명의 공동창업자가 본인들의 경험을 살려 론칭한 브랜드로, 워킹우먼들의 아침 고민인 "오늘은 뭘 입을까?"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슈트 스타일을 제안하며, 오피스 룩에 걸맞게 다양한 수납 및 기능성을 남성복 못지않게 집어넣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오프라인 숍에 '위워크'와 같은 코워킹 공간을 제공하고 유명 여성 리더들에게 지지를 받으며, 여성의 커리어 멘토를 자처하는 등 일하는 여성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돋보인다.

일하는 여성을 타겟으로 한 여성 수트 브랜드 "Argent"

지금 여성들에게 슈트는 남성들과 싸우기 위한 전투복이 아닌 일 하는 현장에 가장 잘 어울리는 세련된 유니폼이다. 단순히 일하는 여성 파워가 늘어났다고 분석하기보다는 일상복처럼 입게 될 여성들의 슈트 선호에 함께 할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찾아보는 게 중요할 것이다.


가지공장의 한 줄 평

'미샤'와 '타임'이 아직 옷장에 있다면 당신은 럭키걸 

팬츠 슈트 한 벌이면 이미 이번 PT는 당신의 승리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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