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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글루 Jan 10. 2023

도망치기 좋은 날

나의 알록달록한 탈출 에세이


안녕하세요, 이글루입니다.




서른 중반이 된 오늘, 

언제 녹을지는 몰라도 빙하 위에 제 이야기를 녹인 단단한 얼음집 하나를 짓고자 합니다.


서울에서의 독립 3년 차, 제 나이와 비슷한 또래의 작은 빌라에 살고 있습니다.

옥상이 있어 이불 빨래를 널 수 있고

오후 두 시에 방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가장 따뜻합니다.


요즘의 관심사는 좋아하는 일로 먹고사는 것입니다.

MBTI는 E와 I를 반반씩 갖고 있습니다.


제게 세상은 숨은 그림 찾기와 같습니다. 새로운 모양의 웅덩이를 찾아다니다 한번 빠지면

질릴 때까지 파고듭니다. 돈이 안 되는 일에 자주 과몰입하며, 책을 읽다 밑줄을 긋는 습관이 있습니다.

시를 좋아합니다. 커피와 술과 우유를 잘 마시지 못합니다.


겁도 많고 생각도 많은데 칭찬과 귀여움에 매우 약합니다.

평소 느리고 게으른 반면, 골목을 자주 걷고 작은 것을 보며 놀라는 때가 많습니다.

과일과 생선을 즐겨 먹고 자전거를 탄 채로 한강변에 종종 출몰합니다.

털친구들을 좋아하며, 매일 낡은 곰인형을 안고 잡니다.


도망칠 때는 오토바이가 빠르고 날렵해서 좋습니다...!


좌우명은 진인사대천명.


저는 인생의 대부분을 기분과 감정과 직관에 따라 살아갑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만 열심히 합니다.

아름다운 존재이고 싶어서 싫어하는 것도 잘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사랑 앞에서는 곧잘 무력해지며, 때때로 혼자서 울거나 자주 글을 씁니다.


지나온 제 삶을 요약해 보자면 '도망치기' 혹은 '탈출하기'에 가까웠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로부터 힘껏 도망치고, 열심히 탈출하며 살아온 날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집으로부터, 회사로부터, 관계로부터, 권력으로부터, 제도로부터, 돈과 생활로부터.

궁극적으로는 나의 한계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애썼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걷고, 뛰고, 구르고, 발버둥 치고 난 이후에 만난 것은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였다고 믿습니다.


저에겐 늘 새롭게 탈출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이곳에서 글을 쓰며 저만의 색이 담긴

알록달록한 탈출 에세이를 선보이고자 합니다.

저를 닮은 발칙하고 명랑한 시도 함께할 예정입니다.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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