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감정 상태는 상대가 먼저 감지한다
감정상 뭔가 이상기류가 생기면 부부만큼 즉각적으로
알아챌 관계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밀접한 인간관계로 맺어진 부부는 서로의 초민감 레이더 센서를 24시간 돌리고 있다.
아내가 더 감지 농도가 진 할 것 같지만, 내가 남편의 한 사람으로 말한다면 결코 아니다. 남편도 똑같은 인간이기 때문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변화된 감정의 기류를 알아채고도 남는다.
하지만 왜 모르는 것 같을까? 그건 둘 중 하나 아니겠는가?
아는데 모르는 채 하고나 진짜 예외지만 레이더가 고장 났기 때문이다. 이런 이상기류가 발견되면 부부 사이라서 풀기가 더 없다. 어쩌면 더 큰 감정, 말싸움이 될 수 있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지금 현실을 부정해 버리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풀 것인가?
먼저는 왜 풀어야 하는가부터 따져볼 일이다. 한번 보고 말 사람은 쌍욕 한번 하고 넘기면 되지만, 우린 부부라서 해당 사항이 없다. 우린 계속 일상을 이어 가야 하기 때문에
풀어야 한다.
뭐 그냥 묻고 가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묻고 가려면 끝까지 안고 가야 한다. 하지만 인간은 언젠간 폭발하고야 말기에 골이 더 깊어지기 전에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 그 방법이 뭘까?
싸움이 아주 사소한 것으로 시작한 것처럼 그 해소도 아주 사소한 것으로 시작된다. 다만, 육아나 가정의 대소사, 뭔가를 해야 하는 일적인 대화로 물꼬를 틀 생각이라면 접는 게 나를 수도 있다.
부부 사이의 틀어진 감정을 해소 하려면 의지가 필요하다. 의지가 뭔가? 의지란, 감정으로 휘둘려 버리는 그런 것이 아니다. 또 환경과 조건이 바뀌었다고 변해버리는 그런 것도 아니다. 의지는 모진 시련 앞에선 그 사람의 생각이고 신념이며 저력이라 믿는다.
아내에게 남편에게 다시 대화 좀 하려고 할 때 금세 감정 폭발의 위기가 찾아올 때면 난 이 말을 한번 되새겨 보곤 한다.
“높은 수준의 의식 밑에는 고도의 자기 통제력, 다시 말해서 심리적 능력 있다.”
부부의 틀어진 감정, 관계를 위한 변화에서 의지를 말하고 있는 이유는 사실 따로 있다. 바로 의지가 곧 사랑이기 때문이다. 좀 더 풀어본다면 부부의 위기는 사랑으로만 극복할 수 있다.
의지가 사랑이란 말이 이상하게 다가온다면 스캇 펙 박사의 말을 빌려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사랑이 자신이나 타인의 영적 성장을 도와줄 목적으로 자신을 확대시키려는 '의지'라고 했다. 진정한 사랑은 감정보다는 의지에서 나온다. 참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려는 마음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람은, 사랑의 느낌이 없어도 사랑하겠다고 결심할 수 있다. 사랑의 느낌이 있으면 더욱 좋다. 그러나 느낌이 없을 때도 사랑하려는 의지와 헌신은 여전히 존재할 수 있으며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은 느낌으로 행동하는 것을 억제할 능력이 있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누구에게 집중할 것인지 선택해야 하고 그를 향해 사랑의 의지를 집중해야 한다. 참 사랑은 사랑으로 인해 압도되는 그런 느낌이 아니다. 그것은 책임감 있게 심사숙고한 끝에 내리는 결정이다. 사랑과 사랑이 아닌 것은 선과 악처럼 객관적인 것이지 순전히 주관적인 현상이 아니다. 사랑은 행위로 표현될 때 사랑이다.”
때문에 아내도 남편도 이상기류를 풀고자 하는 의지(사랑)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생각만 말고 그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 싫은 것도 해야 하고 듣기 싫은 말도 들어야 하고 보기 싫은 표정이나 눈 빛도 봐야 한다. 싫은 걸 하면 변화가 찾아올게 분명하다. 우리에게 사랑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물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