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부터 오는 걸까?
살면서 필요한 크고 깊은 힘은 아는 것이 아니라
믿는데서 나온다.
내가 좋아하는 말이다.
살아보니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말이다.
보이는 게 다지.. 했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들은 잠시 일시적일 뿐 오래가지 못했다. 그 의미도 굉장히 얄빡했다. 그런데 뭔가에 홀린 듯 그 외적인 것이 다 이냥 싶었던 게 조금 분하기도 하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할 때가 많다고 생각한다. 결혼해서 살아보니 더욱 그렇기만 하다.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단지 어떤 가능성이며 하나의 제한이고 임시방편일 뿐, 참다운 진실은 이 표면적인 세계 내부에 숨겨진 보이지 않는 것들과 함께 존재한다.”
파울클레의 이 말에 난 동감 한다.
내 아이가 태어났다. ‘어떻게 해야 좋은 아빠가 되고 아이는 자신의 찬란한 삶을 살 수 있을까?’ 뭐 이런 생각을 하면 난감하기만 하다.
육아에도 뭔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임신 전부터 늘 하던 대로 부지런히 이것저것 알아보고 좋은 병원을 찾고 인터넷과 서적도 봤다. 하지만 실제로 아이를 안고 보니 부모가 되는 것 육아를 실제로 하는 것은 겉으로만 보이는 뭔가로 이뤄질 수 없다는 걸 고백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육아와 부모 준비가 필요 없다는 말보다 그것을 해 나가는 그 자체를 필요로 함을 알았다. 사람의 부지런함이 불안을 해소하는 첫 번째 행동이란 걸 다시 한번 알게 됐다.
살면서 필요한 크고 깊은 힘은 아는 것이 아니라 믿는데서 나온다. 생명이 싹튼 순간부터 자신이 태어날 방법을 알고 있듯, 나도 부모가 되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을 향해 가야 하는지 알아가는 과정임을 인정하고 믿는 게 필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아이와 아내를 믿어주는 것 무엇보다 부모가 된 나를 믿어주는 일이 나의 육아와 부모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힘일지도 모른다. 내가 준비한 것과 아는 것보다 내게 필요한 힘은 믿는데서 나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