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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goist Nov 18. 2019

제임스 그레이 2부작

<애드 아스트라> (2019) - <잃어버린 도시 Z> (2016)


오늘은 <애드 아스트라>와 <잃어버린 도시 Z>를 이야기합니다.


개봉 시점과 관계없이 개인적으로 <애드 아스트라>를 우선 접한 후 <잃어버린 도시 Z>를 마주했습니다. <애드 아스트라>에 매료되어 그제야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역순으로 천천히 훑어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흥미롭게 발견한 점을 가벼이 지나칠 수 없습니다. <애드 아스트라>와 <잃어버린 도시 Z>의 떼려야 뗄 수 없는 상관성. 두 작품은 제임스 그레이 2부작처럼 보여집니다. 분명 각 영화가 응축하고 있는 개성과 성취는 다르지만 연결고리가 존재합니다.


연결고리의 본질은, 다루고자 하는 메시지가 '나를 이루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방향성을 잡아야 하는 화살표(목표)가 바깥으로 향하는가, 안으로 향하는가'를 고민하는 데 있습니다. <잃어버린 세계 Z>가 끊임없이 바깥을 탐구하고 뻗어 나가려는 주인공의 힘이 영화를 추동하게 만든다면, <애드 아스트라>는 그 길을 돌려 다시 자신 안으로 침잠해 들어오는 주인공의 차분함이 영화를 묵직하게 만듭니다.


한마디로 각각 원심력의 영화, 구심력의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는 확장하는 영화, 수축하는 영화로도 표현해볼 수 있겠군요.


두 영화의 중요한 구성인 부자관계를 다루는 시선에서도 역시 접점을 드러냅니다. 아버지의 손을 기꺼이 잡고 동행하는 영화에서 아버지의 손을 기꺼이 놓고 홀로서기를 이뤄내는 영화로. 방향은 반대지만 크기와 가치는 동등합니다.


물론 두 작품의 순서로만 따진다면 바깥으로 나아갔다 안으로 회귀함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회귀에 무게중심을 두는 듯 보이지만 이것이 끝은 아닙니다. 머지않아 제3의 방향을 찾은 작품이 등장할지 모를 일입니다. 그 날, 제임스 그레이 3부작을 다시 명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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