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신사들 (by 루이자 메이 올콧)
제3장 일요일
다음 날 아침 종이 울리자, 네트는 침대에서 벌떡 내려와 의자에 놓인 옷을 입었다. 어느 부유한 소년이 입던 반쯤 낡은 옷이었지만 무척 만족스러웠다. 조는 그런 헌 깃털들을 자신의 둥지에 머물 새들을 위해 잘 보관했다. 옷을 입자 토미가 깨끗한 깃을 단정하게 여미고 나타나 네트를 아침 식사 자리로 안내했다.
햇빛이 식당 안으로 들어와 음식이 잘 차려진 식탁과 그 주위에 둘러서 모여있는 배고프고 원기 왕성한 사내아이들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네트는 전날 밤보다 훨씬 더 질서 정연한 소년들을 목격했다. 식탁 상석의 바에르 교수 옆에서 꼬마 로브가 선 채로 두 손을 모으고 경건하게 머리를 숙이고 감사 기도를 드리는 동안 모두 조용히 자신의 의자 뒤에 서 있었다. 바에르 교수는 독일식 감사 기도를 아주 좋아했기 때문에 아들에게도 존중하도록 가르쳤다. 그러고 나서 모두 앉아 평소 아이들의 식욕을 채워주던 빵과 우유 대신 커피, 스테이크, 구운 감자로 차린 일요일 아침 식사를 즐겼다. 나이프와 포크가 활발하게 달가닥거리고 대화가 즐겁게 이어졌다. 일요일에 해야 하는 수업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했고 산책을 하기로 했으며 주중의 계획을 의논했다. 네트는 대화를 들으며 오늘은 틀림없이 정말로 기분 좋은 날이 되리라 생각했다. 네트는 고요를 좋아했다. 고요는 그를 무척 기쁘게 하고 기운을 북돋아 주었다. 고단한 삶에도 소년은 음악을 사랑하는 본성을 소유한 예술적 감성을 지녔다.
“자, 얘들아, 아침에 해야 할 일을 끝내거라. 마차가 오면 내가 너희들을 부를 테니 교회에 갈 준비를 해라.”
바에르 교수가 아이들에게 지시하고 교실로 들어가 내일 가르칠 책들을 챙기며 모범을 보였다.
자신이 맡은 일을 하러 모두 흩어졌다. 각자 매일 해야 할 작은 일들이 있었고 아주 성실하게 잘 수행했다. 어떤 아이들은 나무와 물을 날랐고 계단을 쓸거나 조가 시킨 심부름을 했다. 또 다른 아이들은 애완동물들에게 먹이를 주었고 프란츠와 함께 헛간의 잡일을 해치웠다. 쌍둥이는 함께 일하기를 원했으므로 데이지는 컵을 씻었고 데미는 그것들을 마른행주로 닦았다. 데미는 자신이 도울 수 있는 소소한 집안일을 배웠다. 아가 테드조차도 간단한 일을 했다. 냅킨을 치우고 의자들을 제 자리에 넣으면서 앞뒤로 종종 걸었다. 삼십 분 동안 사내아이들은 벌집 안의 벌들처럼 바삐 움직였다. 마차가 도착하자 바에르 교수와 프란츠와 아이들 여덟 명은 마차에 올라 거의 5 킬로미터나 떨어진 시내 교회로 떠났다.
계속되는 기침 때문에 네트는 어린 소년들 네 명과 집에서 머무는 게 나았다. 네트는 조의 방에서 그녀가 읽어주는 이야기를 듣고 가르쳐주는 찬송가를 배우면서 조용히 오래된 원장에 그림들을 붙이며 행복하게 아침을 보냈다.
“이것이 내 일요일 벽장이란다.”
조는 네트에게 그림책, 그림물감 상자, 건축 블록, 작은 수첩, 편지 쓰기 재료 등으로 가득한 선반들을 보여주며 자랑했다.
“나는 내 아이들이 일요일을 좋아하고 일상적인 공부에서 벗어나 쉬고 놀면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평화롭고 기분 좋은 날이라 깨닫길 원해. 그러니까 한마디로 아이들이 일요일에는 학교에서 배우는 그 어떤 가르침보다 더 중요한 교훈을 배웠으면 좋겠어. 내 말뜻을 이해하겠니?”
그녀는 네트의 주의 깊은 얼굴을 바라보면서 물어보았다.
“착한 아이가 되라는 말씀이신 거죠?”
네트는 잠깐 주저하다가 대답했다.
“그래. 착한 아이가 되라는 말이야. 그리고 착한 아이가 되는 걸 좋아하라는 이야기지. 때로는 힘든 일이라는 걸 아주 잘 알아. 하지만 우리는 모두 서로 도울 수 있고 또 잘하고 있단다. 이것이 내가 아이들을 도우려고 노력하는 방법의 하나야.”
그녀는 반쯤 쓴 두꺼운 공책을 한 권 꺼내 위쪽에 단어 하나가 쓰인 페이지를 펼쳤다.
“어, 제 이름이잖아요!”
네트가 공책을 들여다보고 놀랍고 의아해서 소리쳤다.
“맞아. 한 페이지마다 아이들 이름을 써놓았어. 평일에 아이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짧게 설명해 놓는단다. 그리고 일요일 밤에 그 기록을 아이들에게 보여줘. 나쁜 내용이면 속상하거나 상심하고 좋은 내용이면 기쁘고 뿌듯해. 하지만 내용이 어떻든 소년들은 내가 자기를 도우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단다. 아이들은 나와 바에르 교수님의 사랑을 받으려고 최선을 다하지.”
“정말 그럴 것 같아요.”
네트가 맞장구쳤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 반대편에 쓰인 토미의 이름이 힐끗 보이자 네트는 뭐라고 쓰여 있을지 궁금해졌다.
조는 네트의 표정을 눈치채고 페이지를 넘기며 머리를 가로저었다.
“안되지. 이름의 주인 외에는 내가 쓴 내용을 절대로 볼 수 없어. 나는 이것을 양심 공책이라고 부른단다. 그리고 네 이름 아래에 쓰이는 글은 너와 나만 읽을 수 있을 거야. 다음 주 일요일 네가 글을 읽고 기쁠지 부끄러울지는 너에게 달려있어. 좋은 기록일 것 같긴 하다만. 어쨌든 이 낯선 집에서 네가 쉽게 적응하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해. 그리고 네가 몇 가지 규칙을 잘 지키고 다른 소년들과 행복하게 지내면서 뭔가를 배운다면 아주 흡족할 것 같구나.”
“열심히 할게요, 선생님.”
조를 ‘속상하거나 상심하게’ 하지 않고 ‘기쁘고 뿌듯하게’ 해드리고 싶은 바람이 간절해서 네트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렇게 많이 쓰려면 무척 힘드시겠어요.”
그녀가 책을 덮고 네트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하자 네트가 말을 덧붙였다.
“아니. 글쓰기와 소년 중에 어떤 게 더 좋은지 정말 모르겠어.”
네트는 이 말을 듣고 놀라서 조를 쳐다보았다. 조는 그런 네트를 보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래, 많은 사람이 소년들을 골칫거리로 생각한다는 사실을 잘 알아. 하지만 소년들을 이해하지 못해서 그러는 거야. 그리고 나는 아이의 마음속에서 감수성을 한 번이라도 발견한 이후로는 함께 멋지게 잘 지내지 못한 소년을 본 적이 없어. 오, 나는 사랑하는 내 아이들, 소란스럽고 말썽 피우고 덤벙거리는 작은 사내아이들 없이는 잘 해낼 수 없었을 거야, 그렇지 않겠니, 나의 테드?”
조는 테드를 껴안아서 마침 어린 악동의 주머니에 들어가려던 잉크 스탠드를 안전하게 보호했다.
네트는 이런 이야기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기에 조가 약간 이상한지 아니면 여태껏 본 적 없는 가장 쾌활한 여성인지 정말로 알 수 없었다. 조의 특이한 취향에도 쾌활한 여성이라는 쪽으로 네트의 마음이 기울었다. 그녀는 네트가 부탁하기 전에 음식 그릇을 채워주었고 네트의 농담에 큰소리로 웃으며 귀를 살짝 잡아당기기도 하고 어깨를 툭 치는 방식으로 네트의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자, 이제 교실로 들어가는 게 좋겠다. 오늘 밤 우리가 부를 찬송가를 연습해야지.”
그녀는 네트가 하고 싶은 다른 모든 일을 제대로 추측했다.
따사로운 햇볕이 비추는 교실에 사랑하는 바이올린과 악보와 네트만 있었다. 봄의 아름다움이 바깥세상을 물들이고 안식일의 고요가 안쪽 세상을 지배했다. 네트는 한두 시간쯤 감미로운 옛 선율을 배우면서 진짜 행복했다. 그리고 지금의 밝은 세상에 취해 과거의 어두운 세상을 잊을 수 있었다.
교회에 갔던 사람들이 돌아와 점심을 먹고 난 후 모두 집안 여기저기 흩어져 앉아 책을 읽고 집에 보낼 편지를 쓰거나 일요일 수업에 관해 토론하기도 하고 조용히 서로 속삭이기도 했다. 세 시가 되자 가족 모두 산책하러 나갔다. 활동적인 젊은 몸들은 모두 운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산책으로 그들 눈앞에 펼쳐진 자연의 경이로운 기적을 만나며 젊은 영혼들은 신의 섭리를 깨닫고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바에르 교수는 항상 그들과 함께 산책하며 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돌에서 설교를, 흐르는 개울에서 책을, 모든 만물에서 선을’이라고 말한 셰익스피어처럼 아이들을 지켜보았다.
조는 데이지와 두 아들을 데리고 시내에 있는 할머니를 방문했다. 그 일은 바쁜 조에게 휴식 같은 일이자 가장 큰 기쁨이기도 했다. 네트는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아 오래 걸을 수가 없어 토미와 집에 머물기로 했다. 토미는 친절하게 플럼필드 곳곳을 구경시켜주었다.
“집은 봤으니까 나가서 정원이랑 헛간이랑 동물원을 구경하자.”
그들이 장난을 치지 않도록 지켜보려는 에이지아만 남았을 때 토미가 네트에게 제의했다. 토미는 무릎 반바지를 꾸며 입은 정말로 평범한 소년 중 한 명이었는데도 불길한 느낌의 사고가 항상 그에게서 떠나질 않았다. 아무도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다.
“동물원이 뭐야?”
집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길을 따라 빨리 걸으며 네트가 궁금해했다.
“우리는 전부 애완동물을 길러. 너도 알다시피 옥수수 헛간에서 그것들을 키우는데 우리는 거기를 동물원이라고 부르지. 여기 있다. 내 기니피그 예쁘지 않니?”
토미는 못생긴 기니피그 중 한 마리를 자랑스럽게 보여주었다. 네트는 그렇게 자신을 즐겁게 하는 동물은 처음 보았다.
“기니피그를 열두 마리나 키우는 애를 알았는데, 그 애가 나한테 한 마리 주려고 했거든. 그런데 나는 그것을 키울 곳이 없어서 받지 못했어. 하얗고 까만 점이 있었어. 네가 원한다면 내가 그것을 얻어 줄 수 있을 거야.”
네트는 토미에게 받은 관심을 적게나마 보답할 수 있겠다고 느끼면서 말했다.
“내가 그것을 받으면 정말로 좋겠다. 그럼 내가 이것을 줄게. 둘이서 함께 살 수 있을 거야. 싸우지 않는다면 말이야. 저 하얀색 쥐들은 로브 거야. 프란츠가 준 거야. 토끼들은 네드가 키우는 거고 밖에 있는 밴텀 닭들은 스터피 거지. 저 상자는 데미의 거북이 우리야. 올해는 거북이를 아직 못 구했지만 말이야. 작년에 예순두 마리가 있었거든. 거북이 떼를 키우는 애였지. 거북이 중 한 마리에 자기 이름을 새긴 도장을 찍고 다음 해에 놓아주었어. 그리고 오랜 시간 후에라도 그것을 찾게 되면 알아볼 수 있을 거라 말하더라. 데미는 등에 표시가 있는 거북이를 발견한 이야기를 읽었는데 그 표시는 틀림없이 수백 살 먹은 거북이의 나이를 보여준대. 데미는 진짜 재미있는 녀석이야.”
“이 상자 안에는 뭐가 있어?”
네트가 흙이 반쯤 담긴 크고 깊은 상자 앞에 멈춰 서서 물었다.
“아, 그건 잭 포드의 애벌레 가게야. 걔는 애벌레를 산더미처럼 파내서 여기다 보관해. 우리는 낚시하러 갈 때 잭한테 애벌레를 사. 엄청 편하기는 하지만 잭이 너무 돈을 많이 받는 게 문제란 말이야. 아니, 지난번 거래에서는 열두 마리에 2센트나 내야 했는데 크기가 얼마나 작던지. 잭은 가끔 심술궂다니까. 그래서 내가 걔보고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내가 직접 애벌레를 잡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어. 난 암탉 두 마리가 있어. 저기 머리에 볏이 있는 회색 암탉들이야. 두 마리 다 최상급이야. 나는 조 선생님한테 달걀을 팔지만 열두 개에 절대로 25센트 이상 받지 않는다고, 절대로! 그렇게 한다면 아마 부끄러울 거야.”
토미가 애벌레 가게를 경멸에 찬 눈으로 힐끗 보면서 울분을 터뜨렸다.
“저 개들은 누구 거야?”
이 상거래에 무척 흥미를 느끼면서 네트가 물었다. 네트는 토미 뱅스가 가르치려 드는 일에 특권과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큰 개는 에밀 겁니다요. 이름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조 선생님이 콜럼버스 이야기를 좋아해서 붙여준 이름 입죠. 그리고 그 이름이 개를 의미한다고 해도 아무도 신경 안 씁니다.”
토미가 자신의 야생동물을 전시하는 쇼맨 같은 말투를 흉내 냈다.
“하얀색 강아지는 로브 거야. 그리고 저 노란색은 테드의 강아지고. 한 남자가 우리 연못에 쟤네들을 빠뜨리려고 했어. 바에르 교수님이 못하게 했지. 그 강아지들은 어린 녀석들한테 딱 맞는 애완동물이야. 나한테는 별로이지만 말이야. 강아지들 이름은 카스토르와 폴룩스야.”
“내가 아무거나 가질 수 있다면 당나귀 토비를 제일 갖고 싶어. 등에 타기도 좋고 아주 작고 착하잖아.”
네트가 피곤한 발을 이끌며 지치도록 떠돌아다니던 때를 기억하며 말했다.
“로리 선생님이 산책할 때 등에 테드를 업지 말라고 조 선생님한테 준 거야. 우리 모두 토비를 좋아해. 최고의 당나귀지. 저 비둘기들은 우리 모두의 것이야. 우리 각자가 한 마리씩 기르고 따라다니는 작은 것들은 서로 같이 키우고 있어. 새끼 비둘기들은 진짜 재미있어, 지금 여기에는 한 마리도 없지만. 코클톱이랑 그래니가 달걀을 낳았는지 내가 살펴보는 동안 위로 올라가서 늙은 녀석들을 봐도 돼.”
네트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작은 문으로 머리를 집어넣고 귀여운 비둘기들을 한참 바라보았다. 비둘기들은 널찍한 다락방에서 서로 부리를 비벼대거나 구구거렸다. 둥지 위에 있거나 안팎으로 바삐 돌아다니기도 했다. 문 쪽에도 몇 마리가 앉아 있었다. 햇살이 내리쬐는 지붕에서 짚이 흩뿌려진 안마당까지 꽤 많은 비둘기가 날아다녔다. 농장의 안마당에는 윤기가 흐르는 소 여섯 마리가 조용히 되새김질하고 있었다.
“나만 빼고 모두가 뭔가를 가지고 있구나. 나도 비둘기나 암탉이나 거북이라도 좋으니까 완전히 내 것인 게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
네트는 다른 아이들의 흥미로운 보물을 보고 자신은 아무것도 가지지 못했다는 사실에 속상해했다.
“어떻게 이런 동물들을 얻었어?”
네트는 헛간에 있는 토미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찾거나 사거나 했지. 아니면 사람들이 우리에게 주기도 했어. 내 것은 우리 아버지가 보내주셨어. 나는 달걀을 판 돈이 충분히 모이면 오리 한 쌍을 살 거야. 헛간 뒤에 오리들이 헤엄칠 수 있는 근사하고 작은 연못이 있거든. 새끼 오리들은 귀여워서 걔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보는 건 재미있어.”
토미는 백만장자가 된 듯 으쓱했다.
네트는 아버지도 없고 돈도 없는 데다가 이 큰 세상에서 가진 거라곤 낡고 빈 지갑과 열 손가락으로 할 수 있는 바이올린 연주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에 한숨을 쉬었다. 토미는 네트의 질문과 한숨을 이해하는 듯 보였다. 한순간 깊게 생각하더니 토미는 별안간 분위기를 바꿨다.
“날 봐. 내가 뭘 할지 말해줄게. 나는 달걀 찾는 일을 싫어하거든. 만약 네가 나 대신 달걀을 모아 오면 내가 열두 개마다 한 개를 너에게 줄게. 달걀을 저축하는 거야. 열두 개를 모아서 팔면, 조 선생님이 너에게 25센트를 줄 거야. 그러면 너는 네가 좋아하는 동물을 살 수 있어. 알겠어?”
“할게! 아, 너는 진짜 좋은 친구야, 토미!”
네트는 이 멋진 제안에 진심으로 기뻐하며 소리쳤다.
“체! 별거 아닌데 뭐. 지금 바로 시작해. 헛간을 뒤져봐. 나는 여기서 기다릴게. 그래니가 꼬꼬댁거리고 있는 걸 보니 틀림없이 어딘가에서 알을 찾을 수 있을 거야.”
토미는 흥정도 잘했고 친절한 행동을 했다는 생각으로 아주 편안하게 건초더미 위로 털썩 드러누웠다.
네트는 신이 나서 달걀 수색을 시작했다. 다락방 끝에서 끝으로 바스락거리며 다니다가 신선한 달걀 두 개를 찾았다. 하나는 기둥 아래에 숨어 있었고 다른 하나는 코클톱 부인이 오래전부터 자기 것으로 만든 나무되 안에 있었다.
“네가 하나 가져도 돼. 나는 나머지 한 개를 가질게. 이것으로 열두 개가 채워지거든. 그리고 우리는 내일 다시 새로 시작하는 거야. 여기 내 것 옆에 너의 달걀 총수를 분필로 쓰면 잊어버리지 않겠지.”
오래된 키질 도구 옆에 수수께끼 같은 숫자들의 나열을 보여주며 토미가 제의했다.
달걀 한 개를 가진 소유자는 대단한 일을 한 듯 기분이 좋아 친구와 함께 기쁘게 계좌를 개설했다. 토미는 숫자 아래에 웃으며 눈길을 끄는 이런 글자를 썼다. ‘토미 뱅스 주식회사’
가엾은 네트는 그 일에 마음을 다 뺏겨서 자신의 첫 번째 재산을 에이지아의 저장실로 가져가서 보관하자는 의견에 가까스로 동의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