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을 빠져나오면 보이는 것들
매일 경마장엘 간다
출발 신호에는 이미 불이 들어와 있다
다른 말들은 벌써 박차를 가하며 내달리고 있다
내가 보는 건 그들이 달리는 뒷모습
왜 달려가는걸까?
보이지도 않게 아득한 저 끝에 뭐가 있기에
난 달려야 하는 경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얼마나 잘 달릴 수 있을지 사실 잘 모르겠다
이대로 경기장 바깥에 있어도 되는 걸까?
치열하게 달리던 말들이 잠시 멈춰선다
경기가 끝나진 않았지만
오늘 달린 순서에 따라 등수를 정해준다
달리지도 않은 나의 등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