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의 시대는 가고 ‘일거리’의 시대다

변화에 적응해야 살아남는다

by I am a stem cell

일자리가 없다고, 아니 턱없이 부족하다고 난리다. 특히 고등학교,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서려는 청년들이 얻을 수 있는 일자리가 충분치 않다. 게다가 로봇과 인공지능 등 자동화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사람의 일자리는 앞으로 더욱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심지어 그런 일자리들은 아예 기계로 대체되어 사람이 기계와 일자리를 놓고 다투는 형국이 벌어지고 있기도 하거니와 앞으로 이런 양상은 심화될 것이다.


정부도 청년 실업 대책을 세우고 실행하느라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어느 정부에서나 일자리 만들기는 피해가지 못하는 주요 정책 의제였다. 현 정부도 마찬가지로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무원 수를 늘리기도 하고 정부관련 일자리를 임시직이라도 늘리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기업들을 회유하기도 하고 압박하기도 하며 신규채용을 유도하기 위해 여러 대책들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 ‘일자리’에 초점을 맞춘 대책들은 그리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4차 산업혁명이라고까지 불리우는 이 시대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자리의 수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과거엔 대규모 토목사업을 벌인다거나 전 국토를 뒤집어 엎으며 새로 길을 내고 강바닥을 파면 겉으로나마 일자리가 늘어나 고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시대는 이제 저물었다.


인터넷과 데이터 기반의 혹은 소셜 미디어 기반의 거대한 기업들이 생겨났고 더욱 성장하고 있지만 일자리는 그만큼 늘어나지 않는다. 대부분 아이디어 기반의 소프트웨어 기업이거나 에어비엔비나 우버처럼 해당 기업에 실제로 고용되는 일자리 수 자체가 예전의 대규모 제조업 기반 기업들에 비해 훨씬 적은 것이 현실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일자리를 늘리는 노력은 깨진 독에 물붓기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구체적인 방법이 당장 떠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일자리’가 아니라 ‘일거리’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자리는 기존의 직장 개념과 같이 어떤 회사나 조직 등에 고용되어 정기적으로 급여를 받는 것이라면, 일거리는 마치 독립한 자영업자들처럼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혹은 관심있는 일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일단 일자리의 개념을 떠나서 일거리라는 관점으로 실업 혹은 청년실업 문제를 보게 되면 다르게 접근할 수 있다. 일단 일거리는 넘쳐난다고 볼 수 있다. 어쩌면 각 젊은이들의 관심사 하나하나가 일거리가 될 수 있기에 지금과 같은 일할 수 있는 자리가 부족하다는 말은 적용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문제는 각각의 일거리들로부터 적당한 그리고 안정적인 수입을 창출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다양한 일거리들에 젊은이들이 혹은 기존의 직장에서 밀려나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뛰어들고 그곳에서 수익을 내도록 유도하는 방향이 앞으로의 일을 대하는 방향이어야 할 것이다. 인위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 내려고 기업이나 행정기관들에 돈을 들이기 보다는 거의 명확한 효과가 확인된 바 있는 기본소득 제공을 통해 어찌보면 무수한 일거리들에 끊임없이 도전하며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생각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대기업들이 받아왔던 세제혜택을 줄이거나 실제 세율 인상을 통해 보편적 복지제도 실현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일자리를 만들어달라면서 그들에게 추가적인 혜택을 주는 것은 그리 효과적인 방법은 아니다. 정부가 고민해야 할 것은 일자리 자체를 만드는 것보다는 기본소득 제도 실행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이어야 할 것이다. 기본소득을 통해 각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에 베팅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보다 안정적인 미래 대비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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