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by 꿈꾸는 사십대

코로나로 인해 일상이 달라졌다. 옷을 입고 화장을 하고 제일 먼저 찾아 쓰는 것이 마스크가 됐다. 차에서 내려 출근하는 아침 8시 15분부터 아이들이 모두 떠나는 오후 4시 30분까지 마스크를 쓴 지 몇 달이 되어간다. 그러다 보니 체력도 지치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상황에 마음은 더 지쳐갔다. 쉬는 시간에는 수업시간보다 더 붙어있는 아이들을 떼어놓기 위해 계속 말을 해야 했고, 수시로 가정체험학습을 내는 아이들의 서류를 처리하고, 코로나로 인해 방역인력을 더 채용하는 등 나의 업무량도 급증했다. 누적되는 피로감에 지난주는 급기야 내가 쓰러져야 끝날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다 급증하는 확진자들로 인해 생활 속 거리두기 2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오늘 다시금 단축수업을 실시하고 아이들은 점심을 먹고 일찍 귀가했다.

아이들을 보내고 난 교실에 앉아 가만히 떠올려본다. 오늘 체육수업은 창작체조를 모둠별로 만들어 노래에 맞춰해 보는 수업이었다. 6학년이라 키도 크고 덩치도 산만한 우리 아이들은 유치하다고 불평도 별로 하지 않고 동작을 만들어갔다. 코로나로 인해 바뀌어버린 일상에 적응하느라 지치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할 우리 아이들은 그 마스크를 끼고도 묵묵히 학교에 온다. 친구를 만나서 여전히 재잘재잘 수다를 떨고 정을 나눈다. 떨어지라고 내가 잔소리를 해대도 아이들은 그때뿐 현실의 고민과 걱정은 다 무어냐는 맑은 눈으로 오늘도 학교에 온다. 그 아이들을 보면서 난 마음이 짠하다. 그 누구 한 사람의 잘못으로 일어난 현실은 아닐지라도 원망스러울 있고, 마음껏 뛰놀지 못해 슬플 수도 있는데 이 아이들은 그들의 일상을 살아간다. 새로 생긴 무서운 전염병에 기죽어있지 않는다. 예측 못할 미래를 미리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저 옆에 있는 친구들과 오늘의 일상을 살뿐. 보드게임을 하고, 친구와 공을 주고받고, 함께 노래를 부른다. 인간처럼 추악한 죄를 짓는 동물도 없을 테지만 인간처럼 사랑스러운 동물은 또 있을까? 절망 중에 희망으로 삶을 살아내는 이 아이들을 보며 난 문득 그런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 길어지는 코로나 상황으로 지친 내 삶에 잔잔한 에너지가 채워짐을 느꼈다.

살다 보면 옆에 있는 사람 때문에 우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갈등을 겪고 아파한다. 그렇지만 결국 옆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다시 살아갈 힘도 의미도 얻는다. 오늘도 지친 내 몸에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수액처럼 꽂고 난 생각한다. 이 아이들이 참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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