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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은 달걀 Apr 13. 2019

1.  가짜 기억

1981년 7월 18일 ,

나는 아주 외롭게 태어났다.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울고 있는  여자 외에는.


소리 내어  수가 없었다.

 사람이 울고 있는 게  때문인  같아서.


그래 배가 고프니  여자가 나에게 젖을 먹여주었다.

뽀얀 내가 이쁘기라도 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사람이  엄마라는 걸 그제야 알았다.

그리 할아버지가 다녀가신 후에야 엄마가  울었는지 알게 되었다. 

나를 안아보지도 않고, 이름을 지어 오신 것도 아니고.

"가운데 돌림자를 넣어야 그다음에 아들을 낳는다." 

 가셨다.


한동안 이름이 없었다. 

낯선 남자가 아빠라는 것도 나중에야 알았다. 

엄마는  이름 가운데에 돌림자를 넣었고 

그때부터 , 뜻이란 없는 이름으로 불렸다. 

하얀 풍선처럼 뽀얗고 빵빵하게 무럭무럭 자랐다.

집에 먼저 살고 있던 여자애도  나쁘진 않았지만 엄마가 없으면 자꾸 나를 때렸다. 


 이상한 건, 나는 분명 여자인데 자꾸 파란색 옷만 입혔다. 머리카락도 기를 틈을 주지 않았다. 그렇지만 살아야 했으니까. 나는 주는 대로 입고, 먹고 자랐다. 

나를 쥐어박는 쪼마난 여자애가, 결국 내가 의지해야 하는 언니라는  알았다. 때리지만 않으면 좋을 텐데  자꾸 때리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언니만 졸졸 따라다녔다. 


그리 내가  살이 되던 어느 ,

나보다  하얗고 예쁜 아기가 나타났다. 

엄마랑 아빠는, 이제까지   없었던 표정으로 활짝 웃었고 나도 그냥 따라 웃었다.

쩐지 언니는 징징대며 보채기만 했다. 


 우리 집에 여자는 , 남자는 두 명이다.

어린 남자애는 금방 이름이 생겼는데도, 모두  그렇게 불렀다.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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