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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은 달걀 Sep 21. 2019

반성

그리고 너를 위한 기도

나를 닮아 긴장을 늦추지 못할까봐

나를 닮아 늘 계획을 세우고 움직여야 하는 너일까봐

나를 닮아 틀리는 걸 걱정하는 너일까봐

또 그걸 부끄러워할까봐

마음 한 구석엔 늘 걱정으로 가득하다

가끔은 쉬어가도 되고

가끔은 대충 해도 되고

가끔은 틀려도 되고

또 가끔은 하기 싫은 건 과감히 놓아버려도 된다고 말하지만

나를 닮은 너는, 이미 나를 닮은 너는..

내 눈빛을 이미 읽고

내 말이 마음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는 걸 이미 알고 눈치도 본다

눈빛에 가득 담긴 내 걱정을 느끼게 해서 미안

굳이 괜찮은 너를, 괜히 걱정해서 미안

네가 실수할까봐 하는 걱정이 아니야

네가 틀릴까봐 하는 걱정도 아니고

니 실수에 상처 받을지도 모를 너를 괜히 걱정하는 건데

내가 그걸 내보이고 있다는 걸

또 그걸 네가 느끼고 있다는 걸 미처 몰랐어

엄마가 너무 많이 부족해서 정말 미안


잘했다고 주는 선물이 아니야

그동안 열심히 해왔다고 주는 선물이야

네가 건강하고 당차게 잘 자라주기를

어디에선가 아름답게 자라고 있을 네 미래의 배우자도

건강하고 당차게 잘 자라주기를 기도한다


가끔 네가 살아가는 어떤 날이 행복으로 기억되기를

그 행복이 살아가는 에너지가 되어

또다시 행복한 너의 모든 날들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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