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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은 달걀 Sep 19. 2019

삼십아홉춘기

칼퇴근을 해야 해서 오줌보가 늘어지도록 참고 일하다

아무렇지 않은 듯 퇴근길에 안부전화를 하면

한가한 회사 다니며 돈도 몇 푼 못 버는 듯한 사람이 되더라

이동시간 쪼개서 안부 전화를 해도 일 없는 사람이 되고

진짜 바빠서 못하는 연락은 썅년이 되더라

나 쓸 돈 아껴서 기분 좋게 갖다 주면 귀한 당신 아들 잘 만나 호강하는 년이 되고

큰 맘먹고 제주도 호캉스 시켜주면 해외여행 안 시켜준 자 식년이 되고

큰 맘먹고 동남아 여행시켜주면 미국 여행 안 보내준 자 식년이 되더라

울며 동동거리며 자식 키우고 맞벌이해도 김치 한 번을 편하게 얻어다 먹지도 못하게 해 놓고 기대만 크다

당신이 준 부담에 멀어진 마음도 모르고 원망만 늘고

당신 마음 가듯 그렇게 따라와 주기를 바라는 욕심에

선뜻 마음이 열리지를 않더라

얼마나 더 어른이 되면 그 마음이 이해가 될까

얼마나 더 어른이 되면 이 원망이 부끄러워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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