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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은 달걀 Aug 01. 2020

내가 가끔 아련하기를,..

아주 가끔,

그냥 그렇게 문득.

아주 외롭고 힘든 날이면,

내 기억 속에 묻혀 살던 니가 나타나.

가끔 내 선택이 너였더라면 어땠을까, 그렇게.

내가 참 많이도 외롭던 날이면

그 마음을 훔쳐보기라도 한 듯

그렇게 날 찾아와 줬었는데.

모질게 외면만 했던 그 마음이 여태 미안한가 봐.

벌써 마흔인데.

난 아직도 내가 제일 예뻤던 스물네 살의 기억을 잊지 못하네. 참 주책맞지만 난 그걸 추억이라 불러.

난 지금, 아주 잘 살고 있어.

언제나 그렇듯 아주 열심히 오늘을 살아.

그래서 항상, 내 노력에 대한 보상이 찾아온다고 믿어.

내가 어쩔 줄 모르겠는 순간마다 천사가 나타나 나를 구원해준다? 나는, 늘... 그게 너무 감사해.

그리고 그걸, 항상 열심히 사는 나를 위한 신의 배려라고 생각하지. 너무 고마운 배려.

그때의 너도 그랬어.

나에게 찾아온 달콤한 보상.

나에게 찾아와 준 천사였다고.

그래서 너무 고마웠는데.

나 너한테 그 말을 미처 못 했어.

그저 미안하다는 말만 했던 것 같네.

사실 고맙다는 말이 먼저였는데 말야.

가끔 그냥 문득, 그 때가 그리워.

돌아간다고 해도 내 선택은 달라지지 않았겠지만.

그런 사람이 있었다는게 그저 고마우니까.

니 기억 속에도, 내가.. 마냥 이쁘기만 했던 스물넷의 내가

가끔 아련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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