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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지우개가 필요해
큰 종이 가득 채워, 지우고 싶은 것들을 모조리 지울 수 있게.
by
삶은 달걀
Nov 1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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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다 이해해야 하고,
모두 받아들여야 하는가.
자기 자랑만 늘어놓고
내 핀잔만 늘어놓고.
받고 싶은 것만 많고
주고 싶은 건 없는.
당연히 베풀어야 하는 사람이라는 나.
그동안 그러했다고
갑자기 변한 내가 죄인이다.
그동안 참은 걸 터뜨리는 내가 죄인이다.
무엇을 얼마나 잘 못 살았는가.
지우고 싶은 일들이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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