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즐거움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슬픈 눈물의 시간이 된다는 현실
[투루언니의 육아살림체험기] 아이와 긍정적인 애착을 형성하고, 잊고 있던 소중한 일상을 발견하고, 쉼을 통해 다음 스텝을 그려보기 위한 투루언니의 재충전.
<투루언니의 코칭 퀘스천>
Q)선택을 가로막는 위기가 왔을 때 이겨낼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이 있나요?
룰루랄라, 오래간만에 꽃단장하고 면접장소로 향했다.
가벼운 발걸음....오랜만에 스타킹을 신었더니 더운 날씨에 땀이 줄줄....줄줄....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마음을 추스리고 잠시 호흡을 골랐다.
신입때와 달라진 점은, 나도 이런 면접 기회를 통해 그 회사를 본다는 거. 들어가기도 힘들지만 들어갔다 나오긴 더 힘든 게 회사기에 신중해야 한다. 육아의 퍼센티지가 줄어드는 것을 감내할 만큼의 메리트나 가치가 있어야 선택할 수 있는거다.
면접 대기장소에서 주위를 한 번 둘러보고 면접을 봤다. 오랜만에 면접을 보니 생각보다 떨렸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마치고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없이 나왔다. 결과는 이제 내 몫이 아니기에....
하원을 아들의 친한 친구 이모할머니에게 부탁하고 온 거라 면접이 끝나자마자 집으로 갔다.
(엄마는 너무 멀고 일 하느라 못 오시고 시어머니는 애를 안 봐준다 선언했기에 연락조자 못했다. 최종면접을 간다면 꼭 연락하리라.)
평소 그 친구 집에서 종종 놀았기에 약속한 간식을 싸들고 갔다. 아들 하원을 대신 해준 이모할머니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앉았는데 예상못했던 이야기를 들었다.
유치원에서 집 문 앞에 올 때까지 엄청 울었어요. 막상 엄마가 안 와서 슬펐던것 같아서 충분히 울게 두고 다 울고나서 달래줬어요.
워낙 지혜로우신 분이라 아이가 우는 것에 당황하지 않고 충분히 감정처리 시간을 도와줬다는 말에 일단 안심이 됐고, 그 뒤 아들이 울었다는 말에 계속 신경이 쓰였다. 저녁 6시가 조금 넘을 때까지 잘 놀다가 나왔다.
(평소처럼 잘 놀았지만 아들과 여사친도 뭔가 약간의 긴장상태인 느낌이 들었다. 달라진 건 내가 없었을 뿐인데)
뭔가 애잔한 마음에 떡볶이를 먹으로 상가 음식점으로 향했다. 가는길에 아들의 유치원 다른 남자친구의 엄마를 만났다. 평소 등 하원길 안면이 있던 분이기에 반갑게 인사를 했는데
아들친구엄마: 00엄마, 오늘 어디 갔다오셨나봐요?
나: 아 저 면접보고 왔어요 ㅎㅎ어떻게 아셨어요?
아들친구엄마: 하원길에 00가 원래 애같이 귀여운데 너무 슬프게 울어서 저도 울었어요. 우리 아들도 00엄마 보고싶다고 같이 울고요
나: 아.....진짜요? ㅎㅎ 그랬구나....
정말 심장 어택 맘찢이다. ㅠㅠㅠㅠ 이모할머니 말에 그냥 조금 슬펐는데, 친구 엄마 말에는 정말 눈물이 났다. 얼마나 꺼이꺼이 울었으면, 지나가는 아들 친구 엄마의 눈물샘까지 자극했을꼬....
찢어지는 마음을 뒤로하고 음식점에 갔다. 음식을 먹는 도중 아들은 잠이 들었다. 밥을 먹다 자는 건 워낙 흔한 일이라 어렵지 않게 업어서 집으로 데리고 왔다.
집에와서 눕히고 재웠는데 오늘따라 잠투정이 심하다. 온 몸을 꼬다가 인상쓰고 울다가 난리가 아니다.
내일 간식 가지고 하원하러 간다고 기분을 풀어주려 하니 아들이 말한다.
엄마 내일도 안 오는거야? 나 또 가야하는 거야? 나 혼자서 친구네 집에 놀러가는거 싫어 엄마랑 같이 갈꺼야....흑흑
이 녀석, 오늘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나보다. 나도 울고 아들도 울고....뭐냐 너, 나 합격한것도 아닌데 ㅎ
아들의 눈물에 너무 일찍 다시 사회로 나가는건 아닌가 잠시 흔들렸지만, 집에 있거나 회사에 있거나 슬픔과 어려움이 존재하는 걸 알기에 나는 독해지려고 한다.
아들, 어려움은 너를 더 강하게 해 줄거야. 너를 사랑하는 내 마음은 변하지 않으니 너도 나도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