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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불합격, 아직은 더 놀 때!

백수 192일, 가을 바람이 참 좋구나!

by 제니

[투루언니의 육아살림체험기] 아이와 긍정적인 애착을 형성하고, 잊고 있던 소중한 일상을 발견하고, 쉼을 통해 다음 스텝을 그려보기 위한 투루언니의 재충전.


<투루언니의 코칭 퀘스천>

Q) 당신을 움직이는 핵심 가치관은 어떤 건가요?



오랜만에 통보받은 '면접 불합격' 메시지


"이번 면접에서 아쉽게 좋은 결과가 나오지 못했습니다. 추후에 적합한 포지션으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제, 아침에 헤드헌터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로 인해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지난주, 본 1차면접 결과가 나온 것이다. 사실, 지난 주말부터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했다. 혹시 붙더라도 최종면접은 안 간다고 할까....등등등...


뭔가 새롭게 하고 싶지만, 막상 이 생활이 나쁘지 않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약간의 불안을 동반해서 '갭이어'를 진행했다면, 남은 기간은 좀 더 자유롭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하여, 불합격의 문자메시지를 받아도 아무렇지가 않다. 붙었으면 아이 등,하원 등 또 신경쓸 게 많을텐데 나에게 좀 더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뭐랄까, '여유'가 생겼다고 할까. 한쪽 문이 닫히면, 또 다른 어떤 문이 열리겠지. 갭이어 이후 조금씩 달라지는 건 내 안의 '여유'다.





나는 왜 특별하려고 하는 것인가.


어제는 세 번째 개인상담을 받았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상담 선생님이 한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나는 특별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으신가봐요?


그 기저에는 어떤 '경험'이나 무언가 깔려있는 데 그걸 알아내려면 한 두 번이 아닌 많은 상담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렇다. 며칠 전 엄마와의 통화에서도, 어떤 사람들은 하루 삼시 세 끼 먹는 걸로도 만족하는 사람이 있는데 넌 항상 뭔가를 해야하는 성격이니.....라도 말 했다.

내 기본 프레임은 이러하다. 모든 사람들은 이왕 태어났으면 충만하고, 즐겁고, 행복하고, 의미있게 살아야 한다, 특히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은 더욱 그러했음 좋겠다. 내가 그런 것들을 위해 돕거나 알려주고 싶다.


그런데 상담을 통해 알게된 건, 이런 프레임을 '나'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그대로 접목한다는 거다. 이런 눈으로 아들을 바라보고, 남편을 해석한다.


주말에 쉬고 싶은 남편이 티비를 보고 있으면, 나는 속으로 행복하려면 친구도 만나야 할 텐데 왜 저러고 있을까 생각한다. 아침에 유치원 갈 때 꾸물거리고 지각하는 아들을 보면, 저런 게 습관되면 안 되는데 하면서 느릿함을 답답해한다.



맞다. 언제부턴가 나는 특별해지고 싶었다.

내 또래에 비해, 친구들에 비해, 가족에 비해,,,,00에 비해...

인테리어 소품등도 남들 다 사는 베스트셀러 보단, 아직 알려지지 않은 나만의 소품들을 수집했다. 뭔가 새로운 걸 발견하면 뛸 듯이 기뻐했다. 그러한 것들도 '특별해지고 싶다' 키워드가 작동한건가?


어쩌면, 지금 하고 있는 '갭이어' 또한 여러가지 이유들로 포장된 '특별함'의 욕구해소 일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갈 길은 멀지만, 중요한 키워드 하나를 발견했다.

남은 시간 동안 이 키워드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남과 같이', '평범함'을 추구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된다면 남은 인생 더 감사하고 낭비를 덜 할지도 모르겠다.(시간낭비, 돈낭비, 열정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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