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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이 없어 문득 작아질 때.

나를 잘 모르는 집단에 나를 소개할 문구가 필요하다.

by 제니

[투루언니의 육아살림체험기] 아이와 긍정적인 애착을 형성하고, 잊고 있던 소중한 일상을 발견하고, 쉼을 통해 다음 스텝을 그려보기 위한 투루언니의 재충전.


<투루언니의 코칭 퀘스천>

Q) 특별히 위축되는 아이템은 어떤 게 있나요?


이제 새로운 집단에 가서 자기소개를 하면, 00엄마 내지 하는 일을 이야기하게 된다.

남자들이야 웬만하면 일을 하니까 통성명으로 본인이 다니는회사, 일하는 직무를 이야기하면 된다.

새롭게 나가게 된 모임이 있는데, 몇 번 나가긴 했는데 여전히 서로를 잘 알지는 못한다. 특히, 애 이름도 모를 경우도 있다.


참, 뭐 했었다고 했지?


몇 번 말을 하고 인사를 한 언니가 묻는 질문에 나는 갑자기 대답이 길어졌다.


"첫 직장은 00에서 홍보업무를 했고요, 두 번째는 00에서 온라인 홍보 마케팅을 했고, 결혼 후 애 낳은 뒤로는 프리랜서나 강사 등이 하고 싶어서 교육업체, 왜 그 성공하는사람들의 7가지 습관 00 아시죠? 거기서 있다가 가장 마지막 회사는 임원들 코칭 하는 회사였어요.


이미, 대답이 길어지기에 주위 사람들의 관심과 시선은 저 멀리 간 게 느껴졌으나 나는 말을 멈출 수 없었다.

딱히, 지금의 상태를 뭐라 설명할수 없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나 외에 거의 워킹맘인 듯 했다. 아닌 줄 알았던 언니도 교사라는 말에 나는 더 말문이 막혔는지도 모르겠다.



집으로 돌아와 남편에게 말했다.


"나도 명함하나 파야겠어. 아까 000이런 일이 있었는데 000 그냥 다음부턴 뭐하는 사람이냐고 물으면 '작가'라고 해야겠어."


뭐라도 의미있는 일을 해보겠다고 불철주야로 손목을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 한강 님 등이나 걸리는 건초염이 몇 달째 가시지 않고 있는데 말이다. ㅎㅎㅎ


말이 길어지는 건, 변명거리가 길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짧게 말하고, 짧게 쓰는 연습, 이 또한 미니멀리즘이겠다.


KakaoTalk_20180916_235427988.jpg 오늘 처음으로 만들어본 꿀멸치. 밑반찬 이 녀석, 별거 아니고만~괜히 겁먹었네!


이런저런 상념이 들어 처음으로 꿀멸치 반찬을 해봤다.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가 잠시 현실을 잊도록 집중하게 해 줬다. #성공적 #멸치볶음 #밑반찬


오늘의 찝찝한 마음은 명함제작을 하는 걸로 불끈 다짐하며 이제 자야겠다.

앞으로의 나의 사회적 공식외투는 <작가>다.

(코치도 있고 뭐도 있고 결정할 게 많지만...아직 수익을 내진 못하니 어떤 이름으로 소개하더라도 거리낌이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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