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글픈 밤.

내 30대는 왜 이렇게 한숨이 많은 시기일까.

by 제니

아들을 재우고 오랜만에 한 자 적어본다.

30대 이후 내 가슴 안에 응어리지는 이 답답함은 무엇일까.

이 근원은 무엇인지 모르겠다. 가슴이 또 욱신욱신 저려온다.


남편이 거액의 블록체인 강의를 들으러 갔다. 물론, 회사 지원으로 주 1회 몇 개월 짜리 강의라고 한다.

남편 또한 일 하느라 힘들겠지 하는 마음으로 퇴근 후 운동이나 교육도 좀 듣고 오라고 말을 했지만, 난 왜 이렇게 기분이 좋지 않은 걸까.


배려하고 싶어서 의욕을 내보지만 내 상태는 배려할 수 없는 상태인가 보다.


나는 오늘 양재역 플래그원에 갔다가 한 달가량 등록할 생각에 가슴이 부풀었었다.


그러나, 내가 면세사업자로 사업자 등록을 해 버려서, 부가가치세 환급을 받기 위해서는 과세 사업자로 변경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듣게 됐다. 작년 2월 말, 사전에 조사를 명확하게 하고 어떤 종류/업태/업종을 할지 미리 정하지 못하고 급하게 사업자 등록을 하다 보니 과세/면세 여부도, 업종과 업태도 명확하지가 않다. 당시 세무서 직원도 신입이라 대충 전화로 알아보곤 급하게 해 줬는데....


별 생각없이 개인카드로 한 달 사무실을 등록할까 했다가 오늘 아는 세무사 분과 통화를 하다 보니 개인사업자의 과세냐 면세냐 여부와, 업종과 업태 여부도 다시 확인을 해야 할 것만 같다.


내가 왜 사업자를 냈냐고 생각해보면 뭔가 하고 있는 사업이 번창을 해서 낸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일>을 하고 싶어서 낸 것이기에 또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알맹이 없이 테두리부터 만들다 보니 순서가 바뀌어 있고 다시 수정하거나 번복할 것들, 너무 앞선 것들이 눈에 보인다.


그럴 때 딸려오는 마음은 '위축된 마음'이다. 나이가 곧 마흔을 바라보는 데 왜 이렇게 성급하게 일을 추진해서 지금 이 모양 이 꼴이냐고 내 마음속에서 망치질을 한다.


그러면서도 태권도 하원시간에 맞춰서 전철을 타고 집에 와서 아이를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방학숙제를 몰아서 했다. 20권 책을 오늘 다 봤다고 하고 내용을 간추렸다. 머릿속으론 오전의 부풀었던 꿈과는 다르게 과세냐 면세냐에 대한 고민과 이도 저도 모르겠다 머리 아프니 그냥 집에서 해야 하나, 그리고 딸려오는 생각은 내년도 아이 초등학교 1학년 입학이다.


초등학교 1학년이 중요하고 12시~1시에 집에 온다더라의 공포, 그냥 말 그대로 막연한 공포다. 누군가 그 역할을 대신해주지도 않으면서 모든 역할의 주체가 나인데, 나도 전념해서 뭔가 하고 싶은데, 남편은 또 가장이라 그런 회사(아이를 볼 수 있는)가 아니라고 할 테고, 시어머니는 고부갈등을 예상해 애는 절대 못 본다 하시고, 친정 도움을 받으려면 또 이사를 가야 한다. 해결방안을 모색하려면 또다시 선택과 결정이 뒤따라야 한다.


아, 끝이 없구나.


애를 난 이후의 이사는 그냥 이사가 아니다. 이사 이후 적응, 아이 적응시키기, 이제 학교 입학하면 전학과 교우관계 문제까지, 겨우 사귄 동네 친구, 아들 친구 엄마들과의 빠이빠이, 맛집과 아지트와의 안녕.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남편은 하숙집이기에 이사는 그냥 집이 멀어진 정도겠지만 나는 많은 것들이 변한다. 그리고 또 애써야 한다. 아 지친다. 결혼 이후 8년 도 안 됐는데 이사만 벌써 네 번째.


그러는 사이 남편은 회사에서 승진, 안정, 승진, 커리어 향상.


물론, 그도 회사에서 미친 듯이 힘들겠지만 나는 보이는 것 없이 만족감 없이 그냥 힘들다.


마음이 무너진다고 해야 할까. 나 혼자 가슴에서 불이 났다가 쥐가 났다가 난리도 아니다.

아들은 내가 자기 때문에 화가 났나 싶어 내 표정을 연신 살핀다. 집중이 되지 않는다.


미혼인 친구는 이런 내 속도 모르고 힘든 사회생활 하는 형부한테 고마워하라고 한다.


아, 그냥 포기하면 쉬우려나? 내가 불가능한 꿈을 꾸느라 이렇게 속이 타는걸까? 서글픈 밤이다. 자꾸만 추진력의 내 장점이 성급하고 꼼꼼하지 못하고 순진하고 모양새 빠지는 사람처럼 단점으로만 보인다.


모든 게 기분 탓일까. 답답한 마음과 깊은 한숨이 쉴 새 없이 몰아친다.

뒤죽박죽, 엉망진창, 자기 비하의 밤이다.

자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면 좀 나아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