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홈쇼핑

나는 이제 약간은 <공감>이 무엇인지 알 듯도 하다.

by 제니


나는 예전에는 엄마가 나에게 뭘 물어보면 엄마를 면박 주고 타박하곤 했다.


엄마가 예쁘냐고 물어볼 때면 아이고 공주병 걸리면 큰일 난다고 들뜬 엄마의 기분을 다운시켰다.
그땐, 그런 게 엄마를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엄마가 공주병으로 남들에게 보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난 이제 알 것 같다.


진정으로 그 사람을 위하는 길은 면박 주고 타박하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을 바라봐주는 것이다.


며칠 절 친정에 갔을 때 엄마가 홈쇼핑에서 새로 샀다고 옷을 입어보며 어떠냐고 물었다.


예전의 나라면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에
"구질구질하게 홈쇼핑에서 자잘하게 한 두 개 사지 말고 좋은 거 사 입어."


라고 했을 텐데 이번에는 웃으면서 이렇데 말해줬다.



엄마, 예뻐 잘 어울린다 잘 샀다. 예쁘네.



(그래, 예전 교육에서 배울 때 <공감>이 뭐냐 할 때, 비가오는데 비를 맞고 있는 사람한테, 너는 왜 우산을 안 가지고 왔냐고 말하는 대신, 말 없이 우산을 같이 쓰고 걷는 거라던 기억이 난다. 아.....뭔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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