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만의 글쓰기.

책을 내고 한 달 뒤 갑자기 무기력이 몰려왔다.

by 제니

지난 5월 18일 책 출간 이후 한 달간 분주히 보냈다. 글 쓰느라 못 만났던 지인들도 만나고 책 홍보도 하려고 사람들을 만났다. 그렇게 잘 지내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난 6월 중순쯤부터 매우 아프기 시작했다.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가장 몸과 마음이 아픈 시기였던 것 같다. 지금도 회복 중이지만..!(80% 정도까지는 회복이 된 것 같다.)


유명 연예인들이 흔히 작품 마치고, 어떤 큰 성취 후 갑자기 무기력함과 우울감이 몰려왔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러나 나는 거기에 비하면 매우 초라하고 그렇게 큰 성취도 아닌데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다.


목표를 향해 전력질주하느라 그간은 몰랐었던 것 같다. 마지막 마감까지 중간중간 빈티지 수집으로 돌려 막고 있었던 것을 아프고 나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긴장이 풀린 뒤 통증이 몰려왔다.


"아, 나 힘들었구나."
기대가 컸던 것도 있었겠다. 그것이 무력감을 유발했을 수도.


바닥을 친다는 느낌이 뭔지 알 정도로 짧은 시간 극도의 감정과 몸의 진폭을 느꼈다. 1주일을 설사를 하고 그 후로도 장과 위가 회복이 안돼 한의원을 다니며 치료를 받고 있다. 물도 못 먹어서 탈수 증상을 겪으며, 아 사람이 시원한 물 한 모금 마시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를 알 수 있었다. 시원한 아이스 라떼 한 잔이 너무가 그리워진다. (3주 이상 커피를 못 마시고 있다.) 심리상태가 몸에 영향을 준다는 신체화 증상이 꽤 오래간다.


쌀밥과 고등어를 살고자 먹으며, 과일도 이제야 바나나, 사과를 먹을 수 있게 되면서 새삼 감사함이 느껴진다. 그냥 무심코 먹었던 음식과 과일, 그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그리곤 교만했던 지난 내 모습이 스치듯 지나갔다. 여러 사건, 여러 경험 속 조금 더 겸손했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고통은 사람을 성장시킨다는 말이 어느 측면으로는 맞는 것 같다.


이제 공주과가 아닌 무수리과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보자.

매거진의 이전글누군가와의 만남이 기다려진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