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나 또한 어른이 되어가나 보다.
점점 엄마를 닮아간다. 말투, 표정, 그 모든 것......
예전에 저녁에 <사랑과 전쟁>을 즐겨보던 엄마를 이해 못 했던 시절이 있었다. 나 초등학생 시절.
그런데, 이제는 알 것 같다.
시장이나 마트에 가서 우아하게 가격을 깎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때가 있었다. 억척스러워 보이는 엄마가 왠지 좀 싫었다. 갈 때마다 실랑이를 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알 것 같다. 그런 엄마가 있었기에 내가 이만큼 자랄 수 있었다는 것을. 엄마 또한 우아한 사모님처럼 보이고 싶었을 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기억 속에 엄마와의 기억이 가장 안 좋은 몇몇 사건들을 곱씹었는데, 이제야 알게 된 사실은 그 당시 엄마는 엄마 인생에서 가장 최악의 순간이었던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타인에게 여유 있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인생은 돌고 도는 법.
착한 딸이라 자부했는데 부모님 노년에 내가 이렇게 속을 썩이게 될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
교만했었지 잘 자란 딸이라고. 착한 딸이었다고.
엄마 아빠 흰머리가 늘어나는 것을 볼 때마다 죄송스러울 따름이다.
인생은 알 수 없는 것.
오늘일, 그리고 내일일 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