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다른 눈으로 볼 수 있다면.

아이의 낙서를 지적이 아닌 창의성으로 볼 수 있다면...ㅎㅎㅎ

by 제니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의아하게 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아직까지 나는 아들에 대한 학구열이 그렇게 크진 않다. 유치원 잘 보내고 거기서 하는 수업 잘 듣고 그러면 된다고 생각하고 크게 학습지 하나 시키지 않고 있다.


그래도 곧 학교를 가야하니 한글 정도는 알고 가야 하겠다 생각이 들어 이마트에서 파는 문제집을 몇 권 사왔다.

수학, 한글, 영어 알파벳이 그것인데 매일 조금씩 풀고 있다. 어떤 날은 만화 보느라 못하는 날도 있다.


며칠 전에는 알파벳을 풀고 있는데, 아들 문제집을 본 순간 그만 화딱지가 나버렸다.



예쁘게 알파벳을 쓰지는 못할 망정, 그림을 그리고 만 것이다.;;;;

알파벳은 무슨 음표인 줄 알았다. 콩나물 대가리인지, 음표인지 분간이 안되니 나는 한숨이 나왔다.

나중에 학교에서 시험을 보거나 그럴 때 문제지에 낙서를 해버리면 어쩌나 하는 기우가 시작된 것이다.

그래서, 문제집에 누가 낙서를 하냐, 왜 낙서를 하냐, 알파벳이 이게뭐냐 등 잔소리를 퍼부었다.


이 그림을 보여주니, 본 사람들마다 창의성이 뛰어나다고 했다.

그랬더니 아들은 알겠다고 다시 하겠다고 말했다.

(나는 주로 협박을 하는 것 같다. 너 이런식으로 할 거면 공부하지마. 열심히 안 하면 공부 안 시켜.)


혼이난 아이는 낙서를 지우며 알파벳도 다시 지우고 잘 썼다.


뭔가 뿌듯하기보다 미안해지는 건 왜 때문일까.


생각해보면 나도 공부할 때 낙서 엄청 하고 그림 엄청 그렸는데 말이다. ㅎㅎㅎㅎ

아이의 창의성을 내가 죽이는 건가 하는 마음에 미안해졌다.


돌이켜보니, 너 공부하기 너무 싫었구나? 하기가 어려워서 그림 그렸구나?

이렇게 아이의 마음을 읽어줄 수도 있었는데 말이다.

낙서하나 한 게 뭐 그리 큰 일이라고 ㅎㅎㅎㅎㅎㅎㅎㅎ


참 어렵다 육아.

좀더 우리 아들을 믿어야겠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공부하는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다.)


아들은 창의적인가보다. 어느순간 왼쪽을 보고 오른쪽에 mouse와 moon을 그리고 자기 나름대로 선으로 이어버렸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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