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가끔 오빠 같아서 놀란다. 내가 좀 철이 없나? ㅎㅎㅎ

by 제니

#1

뭔가 바빴어서, 두 달 넘게 글을 못 썼다.

브런치에서 알림을 줘서 오래간 만에 글을 써 본다.(어느덧 8월 중순이 넘었구나 ㅎㅎ)

아들이 1학년 된 지도 한 학기가 넘었다. 오늘은 2학기 개학날이었다.

주말 동안 감기몸살로 몸이 안 좋아서인지, 늦잠을 자서 8시 넘어서 겨우 일어났다.

헐레벌떡 아들 밥을 차려주고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아들 표정이 울상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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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들 갑자기 표정이 왜 그래?"

아들: "엄마, 나 너무 힘들어~"

"학교 갔다 돌봄 갔다가 피아노 학원 갔다가 아동센터 갔다가 집에 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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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아들의 일정은 8시 35분가량 학교 등교부터 시작해, 나와 같이 집에 가는 밤 8시 10분 정도로 마무리된다. 웬만한 직장인들보다 힘들긴 하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며..(어쩔 수 없다 아들~~~)



#2

3시~4시경 아들은 피아노 학원을 간다. 피아노 시작한 지 한 달이 되어가기에 어떠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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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피아노 배우는 거 어때?"

아들: "피아노 안 배우고 싶어."


나: "피아노 안 배우면 뭐 할 건데?"

아들: "돌봄 교실에서 오래 있을 거야."


나: "돌봄 교실에 오래 있음 뭐 할 건데?"

아들: "그냥 에어컨 바람 쐬고 멍 때리는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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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 어린이의 대답에 정말 크게 빵 터졌다.

마치 세상을 다 산 것 같은 어른의 대답처럼 ㅎㅎㅎㅎㅎ

아들은 생각보다 많이 커 있나 보다.



#3



아들과 함께 퇴근을 하는데 아들이 내 짐을 들어줬다. 내 손을 잡아주는 아들을 보니 뭔가 든든했다.


자식, 이제 몇 년 뒤면 다른 여자 손을 고이 잡겠지. 그래, 그때까지 엄마랑 손 많이 잡고 다니장.


(이날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사준다고 해서 갑자기 짐을 엄청 들어줌 ㅋㅋㅋㅋ)


아들은 자기 스스로 무럭무럭 크고 있다.

역시 나만 잘하면 된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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